<서평>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9/03/21 14:08

얼마간 기획하고 조사하는 업무에 몰입하다보니 책 추천이 게으르게 된다. 회사의 친구들에게 블로그를 통해 1회 부담없이 그간 읽은 책들을 추천하겠다고 다시 시작한 블로그가 두번을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니 나도 참 어지간히 진득하지 못하다 싶다.

오늘은 나를 매료시키고 한동안 관련 주제에 빠져들게 했던 책.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꽤 오래전부터 좋은 책으로 회자되어 웬만한 도서 추천 목록에는 반드시 올라가 있어야 할 반열에 든 책이다. 스웨덴 출신의 헬레나 노르베리호지가 지은 이 책은 인도령 티베트인 라다크 지역이 외지인에게 개방된 직후인 70년대에 그곳에 들어가 수천년의 지혜와 풍습으로 대물림된 전통 사회가 개방 이 후 세계화의 물결 속에 봉괴되어가는 아픔을 목격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지역 사회의 운동에 참여하게 된 것을 담담히 에세이 형식으로 쓴 책이다.

 

깊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작금의 범 지구적인 금융 위기를 보면서 이미 수십년전에 이러한 위기와 비극을 예견한 듯한 그 혜안에 감복할 따름이다. 나 역시 깊이 생각해본 바 없이 소위 선진국의 발전을 추종하며 미국으로 대표되는 구미 선진국의 모델을 세계 곳곳에 퍼뜨리는 세계화야 말로 우리의 운명적인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에 반기를 드는 반세계화는 그저 또다른 하나의 반작용이리라 하고 치부한게 사실이다. 맹목적인 세계화의 획일화된 그 흐름 속에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앞으로 어떤 세상을 추구해야 하는가? 의 물음을 해보게 만든다. ‘장하준나쁜 사마리아인들과 다루는 종목이 약간 다를 뿐 맥락을 같이하는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오래된 미래라는 말의 의미는 우리의 미래를 선택하는데 있어 지혜로운 과거로부터의 조언에 귀기울여야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세계적으로 행복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가 아시아의 최빈국의 대열에 들어 있는 부탄이나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로 발표 될 때마다 언론은 일회성 해프닝처럼 보도한다. 사람들도 그저 신기한 일이라고 하거나 뭔가를 깨닫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탐욕스러운 일상으로 돌아간다. 수천 수만년간 이어져온 지혜를 거름 삼아 주어진 환경에 가장 적절한 형태로 적응하며 행복을 찾은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찾는 행복의 정답이 숨어 있다고 본다.

 

라다크는 중국령이 아닌 인도령 티베트라서 후지와라 신야는 그의 책 동양기행 2편에서 이지역에 대해 말하기를 접경지대가 갖는 무정부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했다. 무정부적 느낌은 혼란을 얘기한다기보다 근대의 국가주의가 절대적인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데 태국의 황금삼각지역도 그러한 느낌이 강하다고 한다. 후지와라 신야는 그게 너무 좋다고 했다. 나도 왠지 그걸들으니 끌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다.

 

뒤늦게 알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독서에 대한 책들.. booking, 책과 만나다』와 『20대에 읽어야할 한권의 책에 이 오래된 미래의 서평이 실려 있었다. 그런데 그 책들을 읽었으면서도 정작 난 그 때 오래된 미래를 사서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서평들은 오래된 미래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한참 모자라다는 느낌을 준다. 너무 식품에 초점이 맞춰져 신토불이 얘기를 하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그 책 자체보다 훨씬 못한 서평을 보면 타인의 서평을 참조하여 책을 잘 고르는 나는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서평은 나와 그책을 더 멀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다크가 외지의 물이 들기전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글들 중 인상적인 것 몇가지를 인용하고자 한다.

 

사물이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달리기 보다 그들은 복되게도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 사람들은 흔히 자신들의 곤경에 대해 농담을 하며, 전혀 심란스러워 하지 않는다.

 

라다크 사람들은 억누를 수 없는 삶의 기쁨을 소유하고 있다. 그들의 기쁨의 느낌은 너무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라다크의 씨 뿌리는 노래

곡식의 무겁게 자라서 이랑까지 숙여지기를
 
굵게 자라서 백 명의 청년들도 벨 수 없기를
 
너무나 무거워서 백 명의 처녀들이 나를 수 없기를

 

사람들은 자기네의 기본 욕구를 스스로 충족시키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미술과 음악을 즐기며 가족, 친구, 여가활동을 위한 시간을 실제로 서구인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

 

누구나 노래를 부르고 연극을 하고 음악을 연주할 줄 알았다. 이제 라다크에는 라디오가 들어 와서 그들은 라디오에 나오는 스타들보다 늘 못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는 대신 수동적으로 가만히 앉아서 최고의 것을 듣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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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9/02/1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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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리만큼 푸근하던 날씨가 언제 다시 추워질까 했더니 다시 꽁꽁 얼어붙은 바람이 마구 분다. 겨울이 겨울답게 안 추워서 왠지 모르게 초조하기까지 하던 참이었는데

하지만, 아무리 갑작스런 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지금 이 계절이 머지않아 남은 겨울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든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소설가 이신조책의 연인을 읽다가 알게 되어 읽은 소설이다. 이미 인터넷 서점에서는 오랫동안 베스트 셀러의 반열에 올라 있는 책인데 추운 날씨에 읽어보면 더욱 제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북유럽의 겨울을 배경으로 한편의 추리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을 느낄 수 있는 책,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다.
페터회라는 작가의 이 작품은 줄거리로만 보면 주인공 스밀라가 친하게 지내던 이누이트족 소년의 죽음을 보고 그 배후를 파헤쳐가는 내용인데 이 줄거리 자체만으로는 이 소설의 매력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도 문장의 표현 하나하나가 정말 예술이다. 글들을 그냥 넘기기 아까워 메모라도 하면서 읽어야겠다 싶을 정도다. 그러한 문학적 표현 들이 넘쳐나는 보석 같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하드코어 액션물의 영역을 넘나들기도 하고 하여간 유럽의 잘 짜진 미니 시리즈를 하나 보는 듯한 느낌이기도 하다. 남자 작가가 여성의 입장으로 기술해 나가고 있는 부분, 다분히 수학적이고 공업적, 과학적 접근이 많은 점도 인상적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강한 인상을 받은 부분은 따로 있다.
주인공 스밀라는 그린란드의 이누이트족 어머니에게서 자라며 극지방과 그 속에서의 지식, 삶의 지혜가 축적된 아주 매력적인 여자다. 이 글에는 이누이트가 본 비 이누이트인 즉, 평범한 북유럽 사람들의 눈과 추위에대한 어설프고 엉성한 모습에 대한 묘사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스밀라는 통제된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본적인 규칙들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도 아주 근본적인 반감이다. 내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면서 너무나도 익숙하고 어쩌면 평안함까지 느끼는 것들 신분증, 안전검사, 신고, 등록.. 이 모든 것들에 대한 것을 스밀라는 거부감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다.

굳이 국민윤리나 도덕이라는 과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 사회에서 나아서 자라면서 그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에 맞춰져 자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너무나도 확실하게 길들여진 탓에 사회가 요구하는 규칙에서 스스로 절대 벗어날 수 없으며 사회인의 모습이 이미 우리 자신의 일부가 되어 있지 않은가?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이 사회가 만들어낸 소위 바람직한 인성이 체화된 불쌍한 소시민적 자아를 끌어 안고 살고 있는 것을 돌아보게 되었다. 결국 나 자신은 어떤 규칙, 사회에 잘 부합하는 규율을 내면화하고 거기에 복종함으로써 안도감을 느끼고 살아가는데 익숙해 있다는 것 말이다.

이처럼 우리에게 당연한 듯한 것들에 대한 스밀라의 근원적 거부감이 너무도 신선하게 와 닿는다.

 

이 소설 속의 너무도 멋진 문장 몇 개를 옮겨 본다.

 

나는 창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나는 언제나 등을 돌리고 있는 동안 눈이 내리기 시작했을 지도 모른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인생은 우리가 한 번도 해결하지 못했던, 쓰디쓰고 본의 아니게 우스꽝스러우며 반복적인 갈등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면, 기다리면서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다림은 파괴적으로 변한다.”

 

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냉담해질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긴장할 수는 있겠지만 냉담해질 수는 없다. 삶의 본질은 온기다.”

 

최악의 것은 분노가 아니다. 최악의 것은 분노 뒤에 있는 욕망이다.”

 

자질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꼭 맞는 일이 생기지 마치 우연처럼 보이지만 말이야. 그렇지만,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야.”

 

어떤 이는 이것저것 섞여 정체성이 모호한 책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모처럼 소설을 읽으며 빠져드는 특유의 스토리 몰입으로 북극의 언저리를 헤매는 겨울 밤을 만끽할 수 있었고 작가의 멋진 언어의 유희로부터 읽는 맛이 주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느끼는 소설의 묘미 중 하나는 읽는 이에 따라 전혀 다른 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야말로 각자의 보물을 따로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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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정혜윤이 만난 매혹적인 독서가들)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9/02/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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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책은 책 읽기에 대해 새로운 영역과 방법 등을 접할 수 있어 나의 영감을 자극하여 독서열을 불 지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즐겨 찾는 테마이다. 늘 꾸준히 인기를 끌며 출간되는 주제인 걸보면 이는 나만 느끼는 이유는 아닌 것 같다.
이 책은 “
침대와 책을 쓴 정혜윤(CBS의 PD이기도 하다)이 또 하나의 책 시리즈 책을 펴내고 베스트 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책이다. 난 이 책을 오로지 표지 사진보고 샀다. 한가득 책이 꽂힌 서재 앞에서 물끄러미 책들을 바라보는 여자의 모습에서 책과 사람과의 관계가 너무나 편안하게 느껴진다.

저자가 얘기를 풀어나가는 다소 현학적인 분위기와 책을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오히려 많은 책을 접했다고 자랑하는 듯한 묘한 느낌의 차이가 마음에 썩 들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높이 꼽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많은 영감을 이끌 어 낼 것 같은 자극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비록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 없을 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구성상 유명인사들중 소위, 작가가 엄선한 열독가들을 하나씩 돌아가며 인터뷰하면서 여러 분야의 주제를 짚어가고 있다. 즉, 다양한 영역에 걸쳐 책을 진하게 읽은 결과가 만들어낸 밀도있는 내용이 두드러진다. 여기서 언급하는 그 무엇들 중의 하나가 독자의 경험과 고민과 잠재의식 속의 어떤 것이든 건드리기 쉽기 때문이라는 얘기이기도 할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최고의 책은 하나의 문장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멋진 말이 아닐 수 없다. 하필 이 부분을 읽는 중 다자이오사무의 만년을 사서 이라는 제목의 첫 번째 섹션을 읽었는데, 온통 한 문장으로만 된 서로 연관성이 없는 이야기의 연속이었다. 내가 앞의 글을 읽고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다면 다자이오사무의 책의 시작 부분에서 제 맛을 못 느끼고 좌절했을 것 같다.

 

이진경씨의 섹션에서 푸코의 유명한 책 광기의 역사를 소개하며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그림 바보 배가 나온다. 바보가 정말 바보같이 나오는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는 순간 왜 이리 가슴이 찡한지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멍하니 벌린 입과 그 표정이 내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다.

 

신경숙씨의 섹션에서 그가 잘 읊는 서정주의 시,’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가 나오는데, 시의 내용이 잔잔히 와 닿아 두고두고 남는다.

 

그 애가 샘에서 물동이에 물을 길어 머리 위에 이고 오는 것을 나는 사잇길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지요. … 물방울이 그 애의 이마에 들어 그 애 눈썹을 적시고 있을 때는 그 애는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갔지만, …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조심해 걸어와서 내 앞을 지날 때는 그 애는 내게 눈을 보내 나와 눈을 맞추고 빙그레 소리 없이 웃었습니다. 아마 그 애는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을 수 있을 때만 나하고 눈을 맞추기로 작정했던 것이겠지요.’

 

나는 어떨 때 엎드려 꼼짝도 안하고 있을 까? 물이 자꾸만 엎질러질 때 그런 것 같다. 한 방울도 안 흘린다면 자랑스레 쳐다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마지막 부분 박노자편에서 John William Waterhouse 1891년에 그린 율리시즈와 싸이렌이라는 그림이 나온다. 오디세우스가 무수한 난파선과 암초사이에서 싸이렌(우리가 아는 싸이렌이라는 단어가 여기서 나온말이리라)이라는 요괴의 꼬임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결박한 채 항해하는 장면은 영화 율리시즈커크더글라스가 어슴프레한 바다를 헤쳐 나가며 괴로워하는 장면으로 늘 머릿속에 자리 잡혀 있었다. 그런데 워터하우스의 이 그림을 보면 어슴프레, 희미함 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멀다. 이 색감과 현장감 넘치는 그림은 너무도 실제같아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피의 취재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밀랍으로 귀를 틀어막고 노를 젖는 이들의 모습까지 눈에 확 띄는 실감은 컴컴한 바다에서 고개를 가로졌던 커크더글라스 보다 분명 한 수 위였다.

책에 대한 열정, 책이 나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그 무엇을 타인의 경험을 통해 자극 받고 싶은 분에게 우선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한꺼번에 읽어 치워야 한다는 강박도 느낄 것 없이 그저, 천천히 하나하나 넘겨가다 그 속에 소개된 어느 한 권에 꽂힐 수 있는 즐거움도 덤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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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다시 만들어다 드릴게요...

일상의 발견 2008/12/30 22:04
음식점이나 커피숍에 갔을 때 두어번 듣고 많이 당황했던 말이다.

한번은 내가 좋아하는 냉면집.
십여년전 신림동의 과일과즙을 인공 조미료 대신 넣는다는 인기있는 함흥냉면 집에 갔을 때 겪은 일이다.
학창시절부터 드나들던 냉면집이라 나에게는 아주 익숙한 집이었다. 대여섯명 정도로 기억되는 일행이 함께 갔었고 모두들 냉면의 지존이라고 자신했고 나역시 내심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앉았다.
나는 양이 얼마안되는 함흥냉면 물냉면을 순식간에 거의 다 비워가고 있었는데...
함께 간 일행 중 몇이 자꾸 고개를 갸우뚱하며 맛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맛만 있구만.. 까다롭기는..' 하고 있던 참에 결국 종업원을 부르게 되었고,
잠시후 주방에서 주방장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까지 나와 육수를 들고 마셔보기에 이르렀다.
대답은 아뿔싸!
"아이구 손님 죄송합니다. 중요한 양념 육수가 빠졌네요. 다시 만들어다 드리겠습니다."
나는 거의 다 비운 냉면을 겸연쩍게 되물리고 한 그릇 서비스로 더 받아 먹었다.

또 한번은 얼마전 일명 별다방(스타벅스),
요즘 내가 그곳에 가면 즐겨시켜 마시는 건 블랙티 라떼다.
약속이 있어 모처럼 스타벅스에 들어갔고 약간 먼저 도착한 나는 나의 즐겨찾는 블랙티 라떼를 시켜들고 이층 창가에 앉아 책 한쪽이라도 우아하게 펴볼 요량으로 주문을 했다.
주문할 때면 의례 환경을 생각하는 투사?가 되어 경건한 눈빛으로 머그컵이요!를 외치던 나는 예쁜 크리스마스 빨간 종이컵에 끌려 아무 미련없이 투사의 자리를 벗어 던져 버리고 빨간 일회용 잔에 따끈한 블랙티 라떼를 받아 들고 기분좋게 이층으로 잽싸게 올라갔다.
창가의 빈자리를 찾던 나는 전망이 제일 괜찮은 자리를 발견하고 또다시 재빨리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가방에서 문고본 하나를 빼들기 전 우선 라떼의 맛을 음미하느라 첫모금을 들이 마시고..
아주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딱 짓고 있는데...
뒤에서 내 라떼를 제조한 바리스터 같이 보이는 유니폼을 입은 여인이 헐레벌떡 올라온 표정으로
"손님, 방금 블랙티 라떼 시켜셨죠? 시럽하고 우유 배합을 잘못했거든요. 다시 만들어다 드릴게요."
하며 탁자 위의 라떼를 싹 빼서 들고 가는게 아닌가?
그 사람이 미쳐 나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의 나의 재빠름과 만족스런 표정을 다시 주어 담을 수도 없는 무안함.
어정쩡한 표정으로 앉은 날 뒤로 하고 가는 그 바리스터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려운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보다 혼자 있을 때 그런게 다행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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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맞이 지리산 등반 (1)

일상의 발견 2008/01/25 23:52

재작년 겨울 지리산을 올라 천왕봉에서 노고단으로 코스를 잡고 등산을 한 적이 있다.
컴컴한 새벽 장터목 산장을 나서 세석평전 부근에서인가 이글 이글 붉게 타오르며 떠오르던 해돋이를 가슴에 새겨둔 기억이 있다. 평생 못잊을 멋진 풍경이었다.
새해를 습관처럼 그저그런 마음으로 맞이하고 뭔가 부족함에 일신하는 마음의 계기가 만들고 싶어졌다. 게다가 겨울만 되면 찾아오는 향수병, 온세상이 눈으로 가득한 별천지 같은 겨울 산이 모처럼 그리워지기도 했다. 겨울산은 신발부터 옷까지 성능 좋은 제품으로 잘 갖춰 입어야 안전하기 때문에 평소 산에 잘 다니지 않아 그러한 것이 없는 동료들까지 꾀어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우리회사의 준비된 소수, 즉 김대표와 동생 그리고 나, 삼인방이 함께 가기로 했다.

겨울 산행은 내복, 두터운 옷이나 스패츠, 아이젠 등 배낭이 무거워질 수 밖에 없고 언제나 무게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 먹는 것은 최소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나를 따라 몇 차례 다소 센? 경험을 했던 동생은 들뜬 표정을 하면서도 이 번 만큼은 먹는 건 제대로 챙겨보겠다고 벼른다.
산꼭대기 대피소에서 다른 이들이 만들어 먹는 푸짐한 요리에 한?이 맺혔다고 했다. 하긴 달걀을 너무 좋아해 계란을 판으로 사서 짊어지고 온 사람, 생전 처음보는 미니 압력솥까지 지고와서 윤기 좔좔 흐르는 밥을 해먹는 사람, 배추 한 통을 가져와 날된장에 쌈을 싸먹는 이까지 보아왔다. 정말 먹는 것에 목숨건 분들은 깊고 높은 산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결국 동생이 이번 산행에서 준비하겠다고 마음먹은 메뉴는 돼지삼겹살 두루치기였다. 정말 야심찬 계획이 아닐 수 없다. 난 3박4일 등산을 하면서도 말린 과일이나 쵸코바, 대피소에서 파는 햇반에 사발면 이상의 호사?를 누려본 적이 없었다.

주말의 여정으로 금요일 약간 앞당긴 퇴근을 하고 저녁 새마을호에 몸을 실었다. 용산역을 출발하여 영등포 역을 지날 무렵 식당칸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을 먹었다. 맥주를 한 잔 하며 이런 저런 기대반 걱정반의 얘기를 나누며 잠시 열차여행의 즐거움을 느꼈다. 초고속을 자랑하는 KTX에 없는 식당칸의 즐거움이 새삼스러운 시간이었다.
시설이 좀 질이 떨어지고 노후된 것이 아쉽다. 약간 더 좋았으면... 게다가 비싼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일인 다역의 두 아주머니의 노력이 눈물?겨울 지경이다. 식당칸을 운영하던 아주머니 두 분은 잠시 후 커피메이커를 열차칸마다 들고 다니며 커피와 스낵을 팔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잠깐 졸다보니 그 아주머니가 이번에는 천안 호두과자를 외치며 팔고 지나가고 있었다.

컴컴한 밤 열차길을 가며 창밖에는 기대하던 눈은 안오고 비가 조금씩 후려치더니 점점 빗방울이 굵어지기도 했고 열차는 어느새 구례구역에 도착했다. 구례구역은 구례읍에서 떨어져 있어 우리가 내린 시각은 이미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추적추적 비만 내리고 외로운 가로등 아래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지막 열차 도착 시간을 알고 기다린 택시 기사 아저씨가 읍내로 가냐고 묻는다. 가겠다고 답변을 하는데 동생은 열차안에서부터 푸줏간이 문을 닫아 삼겹살을 못살까봐 안달이었던 차라 슈퍼마켓부터 뛰어간다.
그 새 그 택시 아저씨는 다른 손님을 태우고 읍내로 향한다. 다시 데리러 올거라고 한마디 하면서 차를 돌리는 그 기사 아저씨를 보며 우리마저 한탕 더 뛰려는 욕심 많은 아저씨다 싶어 흘려듣고 다른 택시를 기다렸다. 다른 택시 타면되지 다시 온다는 건 뭐람? 하지만 적막한 시골길에 기다려도 기다려도 막차 지나간 열차역앞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잠시 후 그 아저씨가 돌아왔다. 여긴 시스템이 그랬구나...

역전의 시골슈퍼 이곳저곳 문 닫는 시간에 바삐 순회하여 검은 비닐 봉지에 삼겹살 한덩어리를 들고 온 동생은 김치를 살 수 가 없었다고 투덜댄다. 김치가 슈퍼에서 잘 팔리지 않는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읍내 편의점가면 쉽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조심스레 했다.
택시를 타고 출발하며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는데 대뜸 동생이 여기 김치를 어디서 사야하죠? 하며 묻는다. 기사 아저씨는 특유의 전라도 억양으로 우리집이 역전인데 이번 김치맛이 아주 좋던데 집에서 싸주겠다며 차를 집으로 돌린다.
순간스러운 당황... 남의 친절에 익숙하지 않은 거북함. 여러가지 감정이 아주 짧게 교차한다. 집에서 나오는 아저씨의 손에는 무려 두포기의 김치가 통째로 들어 있는 꾸러미가 들려 있었다. 너무 많다. 고맙다는 인사를 뒤로 하고 우리 숙소에 내려 놓은 기사아저씨는 내일 아침 산으로 갈 때 예약해달라는 영업을 하며 전화번호를 건내고 차를 돌린다.
비는 조금씩 계속 내렸다. 이게 눈으로 바뀔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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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다슬기국 - 밀양 상동면 진아식당

일상의 발견 2007/11/16 21:35

얼마 전 지인의 결혼식 참석차 대구에 내려갔다가 밀양을 들릴 일이 있었다. 대구-부산간의 민자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밀양은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깊은 산골이었던 것 같다. 얼음골, 표충사가 유명하고 사자평 억새밭을 가고픈 등산객 들에게나 가끔씩 회자되는 곳.

이곳을 지나치다 보니 밀양 영화 촬영지라고 소개되는 백년 넘은 울창한 소나무 숲도 눈에 띈다. 밀양과 청도의 경계 지점에 작은 시골 기차역이 있고 그 주변이 적은 가구의 동네가 형성 되어 있는 마을이 있는데 그 이름은 상동면이다.

거기에 오늘 내가 소개하고 픈 맛집 '진아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충청도 사투리인 올갱이나 올뱅이로 잘 알려졌지만 표준말로는 다슬기의 맛집이 거기 있다. 본디 충청도에서 많이 먹어 된장국 구수하게 푼 충청도 스타일의 올갱이국이 전국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남도 지방 역시 지리산 자락이나 섬진강을 중심으로 이의 요리가 잘 발달되어 있는 것 같다.

경상도 쪽에서는 고동인지 고둥인지 또는 그 독특한 발음인 고디라는 말을 쓰는데 밀양에가니 고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진아식당은 오래된시골 길가 점포 모양을 하고 있는데 주차장은 바로 옆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너무 좁고 길 건너 기차역 앞에 있는 것을 이용하면 편하다. 고즈넉한 시골 기차역 전 모과나무에 탐스런 모과가 주렁주렁 열려 있고 동네 강아지가 식료품점 주인 아저씨 앞에서 재롱을 떠는 정겨운 모습을 보며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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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안에 들어가 함께 갔던 일행들과 고동국과 고동회를 시켰다. 사업을 시작하던 초기 서초동에서 벤처 인큐베이팅 센터에서 꿈을 키워가던 시절 사무실 건너편 충청도식 올갱이해장국 집에 자주 드나들며 투박한 이 요리를 즐겨 먹던 기억이 난다. 숙취 후 따스한 국물로 속을 가라앉히던 해장용으로도 그만이었다.
그러나 그 후 수년 전 소백산 등산을 위해 단양에 들렀다가 올갱이 해장국을 시켜 놓고 잔뜩 기대한 뒤 실망했던 기억도 있다. 다슬기 특유의 향기와 고소한 그 예전의 맛은 온데 간데 없고 그저 다슬기의 모양만 하고 있을 뿐 아무런 맛도 느낌도 나지 않은 그 기억이다. 아무래도 중국산으로 냉동 가공되어 들어온 다슬기를 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요새는 시골이 더하다는 말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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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진아식당은 그 작고 보잘 것 없는 외형에도 불구하고 입소문 때문인지 쉴새 없이 손님이 들고 나갔다. 특히 나이드신 어르신 들이 많았다. 여기는 수입산을 쓸 것 같지 않았다.

잠시 후 고동회가 먼저 나왔다. 다슬기를 삶아 무친 것이니까 말이 회이지 사실은 무침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젓가락으로 살짝 하나를 들어 먹어 보았다. 오동통한 다슬기 살이 입에 씹히면서 삶아서 깐지 얼마 되지 않은 다슬기의 독특한 냄새와 맛이 입안에 퍼져 나갔다. 오래 전 여름밤 가족이 둘러 앉아 이쑤시개 며 바늘이며 들고 앉아 까먹던 그 맛이 기억난다. 다슬기 요리가 비싼 이유는 이러한 다슬기가 요즘 급속히 줄어 잡기도 힘든 데다가 바로 이렇게 까야 하는 공임값이 더해졌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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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먹고 있으니까 주인 아저씨가 다슬기 삶은 물이라고 하며 컵에 푸른 빛이 도는 물을 주고 간다. 간에 좋고 약으로 다려 먹는 거라는 말에 단숨에 들이켰다. 별 맛은 없었고 그냥 심심하면서 끈끈한 그런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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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고동국이 나왔다. 일단 된장을 전혀 쓰지 않아 충청도 식과는 전혀 달랐다. 부추와 콩, 들깨 같은 걸 쓴 것처럼 느껴져 아주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에 고소한 뒷맛이 느껴진다. 처음 느낌은 너무 부드러워 오히려 좀 심심하다 싶었지만 한숟갈씩 먹다보니 질리지 않는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쳐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하고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마지막 한 숟갈을 아쉽게 사진 한 장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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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청도, 밀양을 한 번 다녀볼 기회를 갖는 것도 좋다. 청도의 지천으로 널린 감나무를 보며 계절을 느끼고 풍성한 마음도 덤으로 가져갈 수 있다. 물론 감을 그자리에서 따서 파는 걸 사는 재미도 추가 보너스다. 그리고 밀양으로 넘어와 그야말로 향토색 진한 맛과 몸보신을 함께 할 수 있는 고동국을 먹는 것도 즐거움을 더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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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크릿; The Secret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7/11/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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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나치며 돌아본 대부분의 서점, 전문 서점에서 마트,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베스트 셀러 1위에 올라있는 책은 시크릿이다. 작은 땅 덩어리의 우리나라다운 모습인지 떴다 하면 예외가 없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인 비밀이라는 말이 좀 무색하다. 이토록 많은 이들이 읽고 있다면 무수히 많은 이들이 아는 비밀이 되었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의 디자인이 워낙 묘하게 요염한 자태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요즘 베스트 셀러 필수 키워드의 하나인 부와 성공의 얘기이니 제대로 시기를 타고 난 베스트 셀러라고 할 것이다.

 

서점에서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집어 들었다. 너무 상투적인 느낌이 앞서서 오히려 반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비밀 같지 않은 비밀을 알고 동참하고픈 욕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나는 이 시크릿을 사고 시간이 좀 지난 뒤에야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에서 본 월레스 와틀스의 부자학을 권한 당사자가 시크릿의 저자인 론다 번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을 다시 펴보고서야 거기에 애초에 론다 번이 이 시크릿의 이야기도 함께한 것을 알았다. 결국 절판된 부자학을 어렵사리 사서 들고 있던 내가 묘하다고 생각했던 시크릿과의 그 연결 고리는 본디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혼자 기억 못하고 스스로 신기해 하는)

 

이 책은 나를 둘러싼 세상에 고주파의 에너지를 내보내며 내가 생각한 것을 끌어 들이는 것이 바로 그 비밀이라고 하는 생소한 개념부터 시작한다. 대단한 비밀이라면 좀 감추다가 얘기가 나오겠거니 하는 나의 통념을 깨고 첫 도입부에서 그 비밀을 바로 내놓고 책의 스토리는 전개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앞부분을 좀 읽다가 무슨 생경한 말일까 싶어 책을 덮어 두었었다.

 

그런데, 10월들어서 개인적으로 몇 가지 일들이 겹쳐 터지면서 소위 마음의 고생을 하고 있던 터에 책상에 다른 읽다만 책들과 함께 꽂힌 그 책에 은근히 다시 눈길이 갔다. 도대체 극소수의 사람만이 알고 있던 그 진정한 비결이 무엇이란 말인가? 다시 본격적으로 읽어보기로 마음을 고쳐 먹고 책을 들었다.

 

일단 나는 거부감을 갖지 않겠다는 생각을 먼저 먹었다. 그리고 책이 말하고자 하는 본질에 접근해보자고 생각하며 다시 처음부터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 책은 한마디로 긍정적 사고에 대한 얘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접근법은 매우 설득력 있고 강렬하다. 그리고 긍정의 힘을 구체적으로 나의 내면에 만들어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끌어 당김의 법칙으로 나에게 실현되어 나타난다. 끌어 당김의 법칙은 요술램프의 지니처럼 이 우주가 나의 생각을 알아서 구현해주는 것이다. 긍정 부정에 관계없이 나에게 끌려오기 때문에 불안함, 공포심 등 부정적인 생각도 무조건 끌려온다. 그러므로 좋은 생각만 하라 그러면 이루어 진다.>

 

이 얼마나 설득력 있고 멋진 말인가? 지금까지 긍정의 힘에 대한 무수히 많은 얘기와 은유, 우화를 들어왔지만 이처럼 나를 강하게 자극하는 말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나의 삶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사실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은 습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끊임없이 습관을 만들어내고 습관에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습관은 삶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좋은 습관의 힌트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평소 나의 생각 속에서 부정적인 부분을 어떻게든 몰아내야 겠다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느껴진 것이다. 내가 뭔가 화가나고 불안한 감정에 휩싸이는 순간 마음 속에 우주의 거대한 램프 요정 지니가 '네 주인님 그 불안함을 더욱 확실히 끌어 당겨서 가져다 드리지요' 하는 상상을 하게 되니까 말이다.

 

이것만으로 난 이책의 위대함을 십분 느꼈다고 할 것이다. 이외에도 긍정적 끌어 당김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각종 요령, 도움되는 얘기들이 사례와 함께 이어진다.

내 마음 속에 무수히 명멸하는 그 많은 생각들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면서 그게 도대체 긍정인지 부정인지를 판정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닌데.. 이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보면 쉽게 판정내릴 수 있다고 하는 말도 매우 공감이 갔다. 또한 긍정적 생각을 쉽게 만들어 내는 좋은 방법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좋은 상상을 그림 그리듯하며 정적인 것보다 동적으로 하라는 지침도 좋은 얘기이다.

인간관계에서 긍정적 끌어 당김의 시작은 자신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하고 부는 세상이 충분히 풍요로와서 누구나 그 풍요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는 것, 건강은 웃음에서 끌어 당겨지기 시작한다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게 들어왔던 말이지만 새삼스러웠다.

 

또한, 저항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대해 저항한다는 것은 그것을 부정적인 생각으로 계속 붙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오히려 더 키우게 된다는 얘기다. 즉, 그 무언가가 싫어서 저항하지만 그 저항하는 마음 때문에 오히려 그 무언가가 더 당겨져 오는 역설적인 상황을 세상을 사는 지혜로서 뛰어넘어야 함을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이처럼 어찌보면 뻔할 수 있는 얘기를 신선하게 설득력 있게 아주 잘 썼다는 것으로 느껴졌다. 참 잘 쓴 책이다. 난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여러번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회가 되면 DVD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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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은 나름대로 이러한 분야의 인물들의 얘기들을 정리하고 집대성한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월레스 D. 와틀스부자학찰스 헤넬성공의 문을 여는 마스터키가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와있는 같은 계보의 책이다. 나는 시크릿보다 부자학을 먼저 샀었고 마스터키 또한 사서 읽고 있다. 매우 비슷한 내용으로서 시크릿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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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레스 와틀스의 부자학; The science of getting rich은 시크릿에 비해 다소 개념적이며 모호한 표현을 쓰고 있어 처음 그 책을 읽는다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나의 경우는 그랬다. 시크릿을 읽기 이전에 부자학을 읽다가 개념이 잘 와 닿지 않아 중단했는데 시크릿을 읽고 다시 읽기 시작해 훨씬 명쾌하게 읽을 수 있었다.

끌어 당김의 개념을 우주에 가득찬 물질을 우리의 생각을 투사하여 형상화한다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결국 같은 것같다. 이 책에서 반복하여 강조하는 것은 부정적 생각을 아예 접하지도 말고 멀리하라는 것이며 심지어 부자학에서 가르치는 개념에대해 회의감을 가질 수 있는 어떠한 것도 가까이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성실한 일상에 적용시킬 때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암시를 지속적으로 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려면 시크릿을 먼저 읽은 다음 읽기를 권한다. 훨씬 받아들이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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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더 넓게 보아서 이러한 자기 암시와 삶의 태도 개선을 통해 성공과 부를 향한 마음을 고취하는 분야를 성공학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그러한 책들 중 태두라 할만한 책인 '프랭클린 자서전'이나 수년 전 화제가 되었던 앤서니 로빈스의 '네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나 영원한 고전인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을위한 일곱가지 습관' 등을 읽었다. 모두 다 나의 영감을 자극하고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좋은 안내자가 되어준 책이라는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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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이러한 성공학 분야를 나름대로 계보까지 분석한 책도 있다. 살림지식총서의 69번째 시리즈인 성공학의 역사는 물론 약간 다른 관점의 책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전반적인 것을 가볍게 한 번 둘러 보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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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단풍의 계절 .. 막바지 아쉬움

무제 2007/11/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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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예외 없이 언제나 그렇듯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제 갈 길을 가는 것 같다.
양평에 갔다가 약속 시간이 남아 본의아니게 평일 오전을 머물며 시간을 잠시 보낼 수 있었는데..
불타는 듯한 단풍의 모습이 늦가을을 아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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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영화이야기>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7/11/0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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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빠귀 새인지 앵무새인지 사전을 찾아보니 흉내지빠귀새라고 나온다. 흉내를 잘 내는 새인가? 하여간 소설에서는 농부들에게 해를 잘 입히지 않는 착한?새로 나온다. 적게 먹나 보다. 책을 번역한 저자가 제목을 정하면서 앵무새로 한 것 같은데 어색한 느낌의 지빠귀새 죽이기 라는 제목보다 자연스러운 이름이 아니었나 싶다. 결국 수십년 전에 영화를 개봉했을 당시에는 그러한 파격적 제목이 용납되지 않았을 것이고 알라바마 이야기라는 엉뚱한 제목이 탄생한 것 같다.

DVD는 이전 나의 블로그에서 얘기했다시피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이 계기가 되어 보게 되었다. 이류, 삼류의 저급한 영화가 아니길 바라며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예상과 달리 오래 전의 그레고리 펙 주연의 흑백 영화라는 것을 알고 너무 기대가 되며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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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인터넷에서 DVD를 구매하려 하니 들어가는 사이트마다 모두다 절판이라는 내용만 올라있었다. 하는 수 없이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구하려고 해봤으나 역시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제품이 입고 되었는지 재고가 있는 사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바로 주문했고 지난 주 주말 밤 늦은 시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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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britannica.com/eb/art/print?id=71368&articleTypeId=61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을 통해 그 내용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기에 주인공인 애티커스를 그레고리 펙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기할 까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1962년 작 흑백필름으로 제작되어 옛날 분위기가 물씬 나는 영화인데다 1930년대 미국의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인종차별에 저항하여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라 아주 고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야기의 구성을 플롯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흑백 차별의 사회적 시스템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선량한 흑인과 이의 원인을 제공한 악한 백인이 결국 응징을 받게 되고 이를 묵인하는 사회적 용납이 묘한 대비를 이루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물론 절묘한 스토리의 매력보다도 애티커스와 그 딸 스카우트를 따라가는 재미로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의 오프닝이라고 하던가? 하여간 시작 부분이 아름답게 처리되어 그 부분만 좋아하는 분들이 생겨날 정도다. 흑백 필름 속에 떠오르는 장난감 상자, 과연 그것만으로 하나의 작품 같다.


윤동주의 시 구절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자신이 되고자 한 애티커스. 윤동주의 미니멀한 시적 표현도 좋지만 자신이 믿음에 따라 행동하지 못하면 나는 앞으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을 것이고 아이들에게도 그러지 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직설적이고 소박한 표현이 너무도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부 래들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부분에서 결국 책의 제목인 앵무새 죽이기라는 은유를 말하며 지나치게 원칙에 집착하면 선의의 뜻에서 그렇게 한 그를 다치게 할 것이라며 그것이 결국 아무 죄 없는 앵무새 죽이기와 마찬가지라는 주인공 스카우트의 얘기 장면도, 그리고 그와함께 애티커스가 어린 딸 스카우트를 안아주며 쓰다듬는 따스함과 수긍의 모습이 그렇게 따스하고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 당시의 영화가 그랬을 것 같지만 원작에 매우 충실한 영화다. 영화적으로 필요한 정수만을 골라내어 잘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전개나 표현이 다소 정적이긴 하지만 이는 그 시절 영화의 불가피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는 너무도 좋았다. 그레고리 펙이 아니면 나올 수 없었던 영화라고 한다. 그의 출연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그레고리 펙이 자신의 숱한 출연 작들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영화라고도 했다고 한다. DVD의 보너스 트랙에서 인터뷰 부분에 다소 애매하게 나오긴 하지
만 말이다.
그리고 부 래들리를 연기하여 후반부 대사도 없이 나온 로버트 듀발의 젊고 앳띤 모습도 신선했다. 그 당시 그의 모습에서 '지옥의 묵시록'에 빗발치는 폭탄 사이에 웃통을 벗어젓힌 장군의 모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의 연기자로서의 내공이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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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좌); http://www.childstarlets.com/lobby/bios/mary_badham2.html
사진출처(우); retrocrush.buzznet.com/scary/98.html

또 한 장의 보너스 트랙에서 스카우트 역을 맡았던 여배우 Mary badham이 1999년 인터뷰한 장면이 나오는데 중년으로 접어든 여배우의 잔잔한 세월을 느끼게 한다. 그녀의 얘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레고리 펙은 애티커스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그녀는 그의 됨됨이와 평소 모습은 충분히 존경 받을 수 있는 정의롭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실제 생활 속에서도 그랬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그레고리 펙을 평생 이 영화의 아버지 이름인 애티커스라고 하며 아버지라 불렀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을 보면서 그레고리 펙이 갑자기 좋아졌다. 2003년 에 사망한 그의 생전 모습, 노년에 각종 강연을 다니며 인터뷰한 생전 모습을 보너스 트랙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았다. 기회가 되면 꼭 보라고 권하고 싶은 DV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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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예전에 사 놓고 읽지 않았던 1992년판 앵무새 죽이기 책을 책꽂이를 뒤져 어렵사리 찾아냈다.

그 감흥을 되새기며 페이지를 주르륵 넘겨 보았다. 과연 결정적인 부분들이 어떻게 번역되어 쓰여져 있을까 하는 궁금함이 앞섰다.








애티커스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거라고 말하는 부분은 충실히 잘 쓰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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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책의 제목이 언급되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인 스카우트가 부 래들리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은 좀 어설프게 번역된 것 같다.
앵무새를 쏘아 죽이는 것, 그런 종류였지요 라는 말이 내 개인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확 와닿는 말이 아닌 것만 같다. 만일 이런 저런 내용을 전혀 모르고 처음 읽는 다면 그 감흥을 이끌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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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번역이 중요한 것 같다. 절판된 1992년판이 그러면 최근에 다시 나온 판에는 더 나은 번역이 있을 지 모르겠다.

 

하여간 앵무새 죽이기와 같이 내가 여러 번 곱씹으며 이러저러한 디테일들을 찾아 비교하고 생각해 본 건 참으로 오래 간만이었고 모처럼 느끼는 재미와 열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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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넥슨 만의 상상력을 훔쳐라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7/10/3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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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일 탄탄하다는 게임회사 넥슨에 대한 얘기를 담은 이 책은 가벼운 마음으로 술술 읽혔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래적으로 다수의 캐주얼 게임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넥슨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게임을 별로 하지 않아 언제나 게임은 막연히 뉴스로서만 존재감을 줄 뿐이었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넥슨에 대한 신화 같은 얘기는 나의 관심을 늘 증폭시켰다.
게다가, 초등학교 아이들부터 매달리는 메이플스토리나 카트라이더,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 리니지 하나만 떠오르는 엔씨소프트와 달리 넥슨의 게임들은 회사에 앞서 게임자체의 브랜드들이 연령층에 관계 없이 언제나 주변에서 화제를 몰고 다녔으니까 말이다.

넥슨의 가장 큰 강점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서 진정한 블루오션을 개척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이라 함은 무엇이냐가 아니고 어떻게냐 라는 것이다. 세상의 어느 누구도 해본적 없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블루오션이 아닌 것처럼 넥슨의 그들만의 실력과 통찰력으로 남들이 꺼리는 새로운 길을 단지 앞서간 그 누군가와 달리 확실한 킬러 서비스로 만들어 내었다. 블루오션이라는 용어와 개념을 처음 도입한 김위찬 교수와 르네마보안 교수 공저인 ‘블루오션 전략’의 책에서 얘기하는 핵심의 내용과도 잘 들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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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기 어렵다고 정설처럼 굳어진 레이싱 게임쪽에서 일본의 카트 게임이 있었지만 훨씬 재미있고 단순한 상품성을 더해 만든 `카트라이더`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남들이 모두 의미 없는 폴리곤의 개수 즉, 기술적 난이도에서 경쟁을 하던 3D 그래픽에서 이를 단순화시키고 친숙한 캐릭터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 카툰 랜더링과 이에 의한 `마비노기`의 사례가 그렇다. 이와 같은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 다수의 캐주얼 게임을 연속적으로 히트작으로 만들며 확실한 라인업을 구축한 부분은 동종업계에서 전무후무한 사례가 될 것이다.

한 때 게임업계에 만연한 유사한 걸 따라 하며 너도나도 흉내내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소위, 우리나라는 뭐 하나 잘 되는 거 있으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서 서로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며 너 죽고 나 죽고 할 때까지 해보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넥슨은 그런 부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게임 자체는 끊임없는 독자성을 추구하고 마케팅에서는 경쟁자와 스스럼없이 제휴하는 유연함, 이것이 결국 넥슨을 스타크레프트를 제칠 수 있는 저력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강력한 제품 라인업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특히 눈에 띄었는데, 그것은 바로 조직력이다. 다수의 킬러 서비스를 시장의 니즈와 추세를 고려하여 독자적 영역으로 구축하여 내놓는 것은 어지간한 양적 질적 조직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넥슨의 강력함은 바로 이러한 양질의 조직에 있다고 봐야할 것이며 IT 업계에서 사업을 하는 나에게 모델이 되고 여간 부러운 부분이 아니었다.

최고의 팀워크로 다수의 블루오션을 개척하여 가능성의 씨를 끊임 없이 심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 이 시대의 IT 업계에 중요한 힌트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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