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부산 기장군 일광면 찐빵집-호찐방

일상의 발견 2007/07/20 23:58

안흥찐빵이 십여년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인 브랜드가 되었고 나도 우리동네에 대리점인지 몰라도 그 이름을 써 놓고 판매하는 전문점이 있어 기대를 하고 사먹었던 적이 있다. 결론은 매우 실망이었다. 우선 앙꼬인 팥고물부터가 그리 썩 감흥이 오지 않았다. 오리지날은 원주 부근의 안흥에 가서 직접 먹어봐야겠지만 아직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하여간 첫 인상이 그렇다보니 그 뒤로 찾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부산 해운대 송정을 지나 기장군을 접어들면 기장읍내를 막 벗어나서 일광이라는 마을이 있다. 작은 어촌과 일광 해수욕장이 있는 곳인데 백사장도 그저그렇고 그리 눈길을 끌만한 것은 없다. 울산을 가는 길은 그 마을의 우회도로가 있어 마을은 들어갈 일이 별로 없고 특별히 해안도로를 따라 바닷가를 보고 싶거나 월내 같은 곳을 갈 때만 지나칠 수 있는 곳이라는 이상의 인상을 주지는 못한다.

그런데 이 마을 일광역앞 다리를 건너면 찐빵과 만두를 길가에 내놓고 하는 집들이 즐비하여 눈에 띈다. 집은 여러 집인데 원조 집이 어디인지는 금방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곳이 너무도 분명히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집들은 길가에 찜통을 내어 놓고 파는 것을 애초에 만든 것을 알 수 있지만 이 호찐방집은 본디 보통 가게건물에 들어 있던 분식집이 밖으로 나온 티가 나서 원조라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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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해운대 지역에 머물게 되었는데 시간이 나서 기장군 주변을 돌아보다가 김이 뿜어져 솟아 오르는 만두, 찐빵집이 여럿 모여있는 걸 보고 궁금증이나 찐빵 하나와 고기만두 하나를 사서 바닷가로 들고가 호젓하게 앉아 먹었다. 만두 맛은 그냥 맛있다 정도 였지만 찐빵은 정말 예술이었다. 그 뒤 그 맛이 자꾸 생각나는 것이었다.

이번에 기장에 갔던 길에 서울에 오는 길에 사가지고 오겠다고 맘 먹고 때마침 장마철 폭우에 비바람이 몰아치는데도 차를 돌렸다. 기장읍에서 동쪽으로 벗어나 서생, 일광 표지판으로 접어 들어 일광역을 지나 우회전을 하면 다리가 나온다. 아뿔사, 비바람 속에서 십여명의 사람들이 우산을 받혀들고 그 찐빵집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 싶어 나도 마음 먹고 그 대열에 섰다. 십여분을 서 있는 동안 끊임없이 차와 사람들이 섰다 내 뒤에 대열에 합류하기도 하고 포기하고 지나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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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수증기 잔뜩 뿜어내는 찜기를 내어 놓고 장사를 하는 마케팅이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몰라도 지나가는 이들에게 충분히 어필하고 있었다. 다른 집들은 너무나 대조적으로 한산한게 딱하기까지 하다. 드디어 내 차례, 고생해서 서 있어서 많이 사려는 욕심이 앞섰지만 간신히 억제해서 한판은 먹고 두판을 서울 가져와서 또 먹어야지 하고 찐빵 세판을 사서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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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차안에서 뜨거운 놈을 호호 불어가며 하나를 번개같이 해치우고 찻집에 들어가 체면 불구하고 찐빵 싸 놓은 걸 풀었다. 블로그에 올리려고 사진을 찍어가며 그리고는 또 한 입 베어 물었다. 아주 전형적인 진한 팥 앙꼬와 찰지게 잘 반죽된 빵이 완벽한 궁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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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렇게 맛있는 찐빵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참으로 맛있다. 일광 호찐빵의 특징은 뒷면에 있다. 오돌토돌한 돌기가 잔뜩 찍혀 있는데 혀에 닿을 때 느낌이 참 독특하다. 아마도 찐빵을 만들 때 놓은 채반에서 찍힌 모양인 것 같다. 마치 그 집의 진품 표시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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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짜리 한 팩을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서울 가져와서 다시 데워 먹어도 그 맛이 나야 할 텐데...

진정한 찐빵의 맛을 보려거든 일광에 한 번 가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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