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디테일의 힘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7/07/29 15:43
책의 제목을 처음 보고는 매우 실무적인 얘기를 다루는 책 같은 느낌을 받았다. 100-1=0이라는 등식이 책의 홍보를 위해 의례 있을만한 문구들 속에 씌어 있는 것을 보고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하나의 부족이 모든 것을 그르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게다가 중국사람이 쓴 책이라는 게 눈길을 끌었다. 경제, 경영관련 서적 중 옛 고서와 관련 된 경우를 제외하고 중국사람이 쓴 원서가 번역되어 나오는 것이 드물기 때문에 호기심이 많이 갔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고 중요한 말이다.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것 말이다. 요즘 회사에서 내가 많이 하는 말이 What보다 How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디테일과 일맥 상통하는 말이다. 일을 했다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해서 그 일을 마쳤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고 우리가 회사에서나 개인적인 일에서나 모두 마찬가지로 뭘 했느냐 보다 그것을 어떻게 했느냐에 더 의미가 있다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리라.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사례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어 부담 없이 책장이 넘어갔다. 앞부분의 베어링 은행 파산 사례는 과거 유명했던 뉴스를 떠올리게 했는데 막연히 젊은 펀드매니저가 친 초대형 사고로만 알고 있던 나에게 흥미 진진하고 상세한 내용을 알려 주었다. 또한 그냥 디테일이라는 것이 세부 사항을 잘 챙겨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 외에 새로운 각도에서 또 다른 측면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 많았다. 나 자신을 많이 일깨워 주는 책이다. 면접 시험장에서 차를 따르는 노인이 실질적 회사 주인이라는 걸 감각적으로 맞춘 신입사원. 회사는 그의 감각을 높이 평가한다. 감각은 내가 즐겨 쓰는 용어인 내공과 통하는 말인 것 같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 어떤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식견이 보통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보잘것없거나 작은 정보만 가지고도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이 갖춰진 것을 나는 그렇게 일컫는다. 필자는 이것을 디테일과 연관 짓는다. 아주 절묘한 연결이다. 맞는 말이고 인상적인 얘기다. 아무리 큰 전략과 정책도 결국 디테일로 세부 운영 방향과 지침이 되어야 갈 수 있는 것이니까. 나무를 논하는 내공 없이는 숲을 이루는 나무를 보고 숲을 볼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없다는 말 아닐까 싶다.
또한 무술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완벽하게 짜맞춘 액션과 달리 현실의 격투는 훨씬 깔끔하지 못하고 다양한 변수의 난해한 전개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에 빗대어 우리가 실제에서 만나는 디테일을 말하고 있는 부분도 신선했다. 결국 만인에게 촉망 받는 초 일류 기업도 일상의 고단한 디테일을 챙기며 한발한발 회사가 전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하고 반복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이외에 중국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기억난다. 하이얼을 변혁시킨 현 사장이 취임하여 처음 중요하게 강조했던 말은 "대소변을 아무데나 보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일본과 독일의 정확한 디테일에 대한 본보기를 여러 번 얘기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벤치마킹 대상은 아닌 것 같다. 중국 지식인들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또한 영국의 건축 설계 회사가 80년 내구연한의 건물이 보증하는 수명이 다가오자 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80년만에 실제로 진행하는 것 등 필자는 정확함과 원칙을 디테일의 중요한 본질로서 얘기하고 있기도 하다.
디테일, 단순한 얘기이지만 우리는 너무나 단순한 것조차 망각한다. 결국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느냐 보다 그냥 단지 했느냐 여부 챙기기에 급급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는지 이로 인해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마주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고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알고 있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이야기가 나온다. 디테일의 얘기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우화라고 생각된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실천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막연한 답을 내 놓는 경우가 용두사미 격의 상황이 이와 같을 것이다.
고양이의 목에 방울을 누가 달 것인가?가 결국 중요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