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영화이야기>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7/11/0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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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빠귀 새인지 앵무새인지 사전을 찾아보니 흉내지빠귀새라고 나온다. 흉내를 잘 내는 새인가? 하여간 소설에서는 농부들에게 해를 잘 입히지 않는 착한?새로 나온다. 적게 먹나 보다. 책을 번역한 저자가 제목을 정하면서 앵무새로 한 것 같은데 어색한 느낌의 지빠귀새 죽이기 라는 제목보다 자연스러운 이름이 아니었나 싶다. 결국 수십년 전에 영화를 개봉했을 당시에는 그러한 파격적 제목이 용납되지 않았을 것이고 알라바마 이야기라는 엉뚱한 제목이 탄생한 것 같다.

DVD는 이전 나의 블로그에서 얘기했다시피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이 계기가 되어 보게 되었다. 이류, 삼류의 저급한 영화가 아니길 바라며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예상과 달리 오래 전의 그레고리 펙 주연의 흑백 영화라는 것을 알고 너무 기대가 되며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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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인터넷에서 DVD를 구매하려 하니 들어가는 사이트마다 모두다 절판이라는 내용만 올라있었다. 하는 수 없이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구하려고 해봤으나 역시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제품이 입고 되었는지 재고가 있는 사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바로 주문했고 지난 주 주말 밤 늦은 시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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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britannica.com/eb/art/print?id=71368&articleTypeId=61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을 통해 그 내용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기에 주인공인 애티커스를 그레고리 펙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기할 까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1962년 작 흑백필름으로 제작되어 옛날 분위기가 물씬 나는 영화인데다 1930년대 미국의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인종차별에 저항하여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라 아주 고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야기의 구성을 플롯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흑백 차별의 사회적 시스템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선량한 흑인과 이의 원인을 제공한 악한 백인이 결국 응징을 받게 되고 이를 묵인하는 사회적 용납이 묘한 대비를 이루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물론 절묘한 스토리의 매력보다도 애티커스와 그 딸 스카우트를 따라가는 재미로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의 오프닝이라고 하던가? 하여간 시작 부분이 아름답게 처리되어 그 부분만 좋아하는 분들이 생겨날 정도다. 흑백 필름 속에 떠오르는 장난감 상자, 과연 그것만으로 하나의 작품 같다.


윤동주의 시 구절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자신이 되고자 한 애티커스. 윤동주의 미니멀한 시적 표현도 좋지만 자신이 믿음에 따라 행동하지 못하면 나는 앞으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을 것이고 아이들에게도 그러지 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직설적이고 소박한 표현이 너무도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부 래들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부분에서 결국 책의 제목인 앵무새 죽이기라는 은유를 말하며 지나치게 원칙에 집착하면 선의의 뜻에서 그렇게 한 그를 다치게 할 것이라며 그것이 결국 아무 죄 없는 앵무새 죽이기와 마찬가지라는 주인공 스카우트의 얘기 장면도, 그리고 그와함께 애티커스가 어린 딸 스카우트를 안아주며 쓰다듬는 따스함과 수긍의 모습이 그렇게 따스하고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 당시의 영화가 그랬을 것 같지만 원작에 매우 충실한 영화다. 영화적으로 필요한 정수만을 골라내어 잘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전개나 표현이 다소 정적이긴 하지만 이는 그 시절 영화의 불가피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는 너무도 좋았다. 그레고리 펙이 아니면 나올 수 없었던 영화라고 한다. 그의 출연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그레고리 펙이 자신의 숱한 출연 작들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영화라고도 했다고 한다. DVD의 보너스 트랙에서 인터뷰 부분에 다소 애매하게 나오긴 하지
만 말이다.
그리고 부 래들리를 연기하여 후반부 대사도 없이 나온 로버트 듀발의 젊고 앳띤 모습도 신선했다. 그 당시 그의 모습에서 '지옥의 묵시록'에 빗발치는 폭탄 사이에 웃통을 벗어젓힌 장군의 모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의 연기자로서의 내공이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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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좌); http://www.childstarlets.com/lobby/bios/mary_badham2.html
사진출처(우); retrocrush.buzznet.com/scary/98.html

또 한 장의 보너스 트랙에서 스카우트 역을 맡았던 여배우 Mary badham이 1999년 인터뷰한 장면이 나오는데 중년으로 접어든 여배우의 잔잔한 세월을 느끼게 한다. 그녀의 얘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레고리 펙은 애티커스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그녀는 그의 됨됨이와 평소 모습은 충분히 존경 받을 수 있는 정의롭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실제 생활 속에서도 그랬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그레고리 펙을 평생 이 영화의 아버지 이름인 애티커스라고 하며 아버지라 불렀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을 보면서 그레고리 펙이 갑자기 좋아졌다. 2003년 에 사망한 그의 생전 모습, 노년에 각종 강연을 다니며 인터뷰한 생전 모습을 보너스 트랙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았다. 기회가 되면 꼭 보라고 권하고 싶은 DV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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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예전에 사 놓고 읽지 않았던 1992년판 앵무새 죽이기 책을 책꽂이를 뒤져 어렵사리 찾아냈다.

그 감흥을 되새기며 페이지를 주르륵 넘겨 보았다. 과연 결정적인 부분들이 어떻게 번역되어 쓰여져 있을까 하는 궁금함이 앞섰다.








애티커스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거라고 말하는 부분은 충실히 잘 쓰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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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책의 제목이 언급되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인 스카우트가 부 래들리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은 좀 어설프게 번역된 것 같다.
앵무새를 쏘아 죽이는 것, 그런 종류였지요 라는 말이 내 개인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확 와닿는 말이 아닌 것만 같다. 만일 이런 저런 내용을 전혀 모르고 처음 읽는 다면 그 감흥을 이끌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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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번역이 중요한 것 같다. 절판된 1992년판이 그러면 최근에 다시 나온 판에는 더 나은 번역이 있을 지 모르겠다.

 

하여간 앵무새 죽이기와 같이 내가 여러 번 곱씹으며 이러저러한 디테일들을 찾아 비교하고 생각해 본 건 참으로 오래 간만이었고 모처럼 느끼는 재미와 열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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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어리고 아름다운 2008/02/04 19:46 DELETE

    Subject: 하퍼 리 - 앵무새죽이기.

    출처 네이버 책 제목 : 앵무새죽이기 저자 : 하퍼 리. 출판사 : 문예출판사. mockingbird 흉내지빠귀 이 소설의 앵무새는 모킹버드 즉 흉내지빠귀를 일컫는다. 인간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 새. 작가는 이 새에 흑인과 백인의 갈등을 비춘다.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 새를 왜 죽이는 것인가. 작가의 생각은 그 의문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하나는 변호사인 아버지가 백인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1. aryeon 2008/02/04 19:45 Modify/Delete Reply

    지나가다 재밌게 읽었던 책이라 덧글 답니다.
    최근에 나온 파란색 표지의 앵무새죽이기는 오역을 많이 줄였다고 하더군요. 아직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꼭 보고싶은 영화 순위에 올라있습니다. 몇일전에 올린 앵무새죽이기 리뷰 트랙백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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