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띠지"에대한 짧은 감상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9/10/05 22:42
근래에 나오는 책들중 아주 많은 경우 허리에 띠지를 두르고 있다.
책을 읽는 중에 자꾸 손에 거슬려 아예 옆에 빼 놓고 읽는 경우도 많은데,
이 띠지는 책을 선택하는 고객의 관심을 끌 목적으로 붙어 있다보니 자극적인 카피가 쓰여있는 편이다.
그렇다보니 본질적으로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원색적인 표현에 책 디자인의 일부로 보기는 어려운 경우도 많다.
물론 어떤 경우는 제법 중요한 정보를 따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다치바나 다카시'도 말했듯이 띠지의 문구로 인해 책을 구매하게 되는 일도 많다.
나 역시 그렇다. 그러니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도 없다.

이 띠지의 내용이 기억나는 책 두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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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만년'의 띠지를 보면,
'한 권이 당신의 두 손의 때로 까맣게 빛날 때까지 거듭거듭 애독될 것을 생각하면 아아, 나는 행복하다.'
라는 저자의 다소 오만한 듯한 글이 나와있다.
오만하기 그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홍보 문구로써는 이만한 표현이 있을까?

나는 이 띠지의 글이 눈에 띄어 사고 말았다.
참으로 괴이할 정도의 자기몰입인데 작가라면 이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자이 오사무야 워낙 광적으로 좋아하는 팬으로 소문난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나 자신을 보면 이 띠지가 도서 판매의 증대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거라는 근거없는 믿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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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맥카시'의 소설 '로드'
'감히 성서에 비견되었던 소설!'
정말 감히라는 말이 앞에 나올 법한 표현이다. 종교계 입장에서 보면 황당할 말이겠다싶다.
요즘 이 정도의 도발적인 띠지 글이 아니면 안되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내 사견이지만 '로드'는 그 정도의 도발적 홍보 문구를 쓰지 않아도 될만큼 충분히 훌륭한 소설이다.
그래서 이러한 띠지의 오버가 좀 아쉽다.
이럴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나는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이토록 절박한 홍보 문구를 써야할 정도로 자체의 상품성이 없는 소설인가 싶어 사고 싶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후 이 책의 진가를 알게 되어 사기는 했지만
이 띠지의 첫 인상이 그랬다면 그건 분명 역효과 아닐까?










책의 띠지는
말초신경 자극과 역효과라는 줄다리기의 접점을 잘 잡아야 하는데다,
책이 지향하고자 하는 디자인의 틀을 해치지 말아야 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숙제일 거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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