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나의 냉면 사랑- 평양식 물냉면 이야기 시리즈 0탄

일상의 발견 2007/07/16 13:35

나는 냉면을 무지하게 좋아한다. 나의 냉면에 대한 입맛과 사랑은 오랜 시간 동안 다져지며 변해가며 발전해왔다. 내가 냉면이 맛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된 것은 고등학교 다닐 때이다. 어머니와 가끔 다니던 한식집에서 면발 가느다랗고 쫄깃쫄깃한 함흥식 비빔냉면을 먹고 거기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몇 번 물냉면을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도무지 밍밍한 이 맛을 왜 찾는 지 이해할 수가 없었고 자장면이라던가 그런 것에 견주어 전혀 좋아할 수 없는 음식이었었다.


세월이 흐르며 세콤 달콤한 함흥냉면에 대한 기호는 비빔에서 물냉면으로 옮겨갔다. 대학시절 학교 근처의 함흥식 물냉면은 언제나 즐겨 찾는 단골 메뉴였고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에 들어가 있는 맛있는 함흥식 냉면 집을 줄줄이 꿰면서 먹으러 다녔다. 롯데월드 극장 옆 쇼핑몰 푸드코트의 냉면집과 신사역에 위치한 함흥냉면 집은 당시 나의 단골집이었다. 이후 신사역에 있는 냉면집이 없어지면서 안세병원 사거리에서 동호대표 방면으로 가다가 있는 함흥냉면 집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십여년 전 어느 날 필동에 있는 냉면집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 곳은 함흥냉면이 아니고 평양식 냉면을 하는 곳인데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이북 강서 지방 출신의 분이 직접해오신 곳이라고 들었다. 감자전분을 주로 한 쫄깃하고 가느다란 면발로 양념의 맛을 주로 하여 먹는 함흥냉면과 달리 평양 냉면은 메밀을 섞어 굵고 면 자체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점 등이 다르다. 그 집은 맛의 깊이가 차원이 다르고 이젠 대부분 칠순을 넘었을 실향민 세대 분들이 고향의 진정한 맛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좀 생소한 정통 평양식 냉면이라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냉면 맛있다면 발벗고 찾아 다녔던 터라 가보기로 한 것이다. 필동 면옥의 냉면에 대해서는 별도로 쓸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난 그 뒤로 평양식 물냉면의 맛에 사로 잡히고 말았다. 굵지만 평양냉면 특유의 구수함과 감칠맛 나는 면발은 그 맛의 깊이가 함흥냉면의 그것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그 이후로 십 년 넘게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평양 물냉면의 맛을 보고 내 나름대로의 랭킹을 만들어서 재미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발표하곤 한다.
이제부터 가끔씩 나의 냉면에 대한 얘기를 하나씩 연재하게 될 것이다. 냉면, 그 중에서도 평양식 물냉면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글들이 도움이 되고 또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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