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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27 <서평> 파리에서 달까지
  2. 2007/07/06 <서평>' 위키노믹스'를 읽고

<서평> 파리에서 달까지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9/08/2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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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고프닉'이라는 미국인이 파리에 살면서 프랑스의 내면 특히 파리에서의 삶을 들여다 본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되자 마자 사들였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표지에 '알랭 드 보통'이 "최근 수년간 나온 프랑스에 관한 책 중 가장 멋진 책"이라는 찬사가 적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작년 봄에 사서 나는 책장 위를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며 읽지 않고 묵혀 두게 되었는데 아마도 내가 파리 그 자체에 대해 확 달려 들 정도의 관심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추천도 매력적이고 분위기가 언제고 읽을 것 같았기에 몇번이고 내 손을 탔었고 결국 이번에 읽고야 말았다.

단순히 외지인이 어느 지역을 둘러보며 쓴 기행문과는 많이 다르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100% 현지인처럼 동화된 것도 아니다. 타지에 수년간 머물면서 외부인의 시각이기는 해도 철저히 현지의 언어와 문화 특히 언론인으로서 사회 전반을 꿰뚫어 보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어 아주 인상적이다. 저자는 프리랜서 기자였다.

생각해보면 기행문이라는 게 이방인이라는 입장에서 화자 내면의 문제,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때문에, 물과 기름같은 둥둥 떠있는 공허함까지 느껴 지는 글들이 많지 않은가? 하지만 이 책은 깊숙히 들어가 있는 책이었다.
게다가, 나의 머리를 신선하게 자극한 부분이 있었다.
딱딱해지기 쉬운 내 사고의 유연성을, 그 한계를 넓혀야 한다는 자각. 이는 내가 평소에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로서 내세우고 싶은 지론 중의 하나이다. 일상 속에 나의 시각은 자꾸만 고착되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가장 균형잡힌 시각인양 느껴지게 된다. 내 나이가 또 그럴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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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의 파업을 야기한 대목을 읽으면서 그랬다.
에펠탑의 엘리베이터를 조작하는 직원이 고객의 의견을 즉시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자 직원들이 들고 일어나 파업을 한다.
나에겐 이미 고객 제일주의, 돈을 지불하는 자의 요구를 당연히 최우선으로 만족시켜야 한다는 미국, 일본식 사고가 가장 중요한 척도로 자리 잡지 않았는가? 이것은 거역할 수 없는 신성한 명제다. 그 누구도 반기를 들면 안되는 것이다. 예전부터 파리에서 가게를 들어가면 손님에게 불친절하고 도도한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나역시 혀를 끌끌 차며 그런 기본이 문제가 있으니 성장의 한계를 맞고 있는거 아니겠는가... 하고 냉소적으로 생각했었고.
그러나, 파리의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달랐던 것 같다.
고객이나 서비스하는 이나 어차피 그 상황에서 그럴 뿐 각자 서로 존중해야 할 직업인이고 결국 공급자의 입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아주 근본적인 부분의 관점이 달랐던 게 아닐까?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말도 안돼에서 시작해서 흠... 그런면이 있구나'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했다.
나의 머릿속이 말랑말랑해지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미국인들은 어떤 것이라도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완결된 사회를 원한다..... 반면에 프랑스인들은 모두가 자기 완성을 향해 일을 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따라서, 남에게 도움을 받으려면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혼자 있도록 두지 않는 파리 사람들.... 군중에 파묻힌 채.... 나누는 익명성은 결국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이었다. 파리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은 많았지만 진정으로 혼자이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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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에서 어느 누구도 임의의 타인에 대해 개의치 않는 철저한 개인주의.
삭막함의 대표적 모습으로 나타나는 그 "익명성"을 저자는 그리워하고 있다는 게 참 재미있다. 그렇다 저자는 뉴욕 출신이다. 돌이켜보건데 나 자신도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 속에서 익명성에 파묻혀 편안함을 느끼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편안함은 있다. 문득, 오래전에 읽은 스페인 마요르카 섬의 얘기 "뽀까뽀끄"가 추구하는 바와 정반대의 그것을 느꼈다.

낙천성과 즐거움이 극대화된 미국적 스포츠인 농구(쉴 틈 없이 점수가 계속 난다)와 달리 툭하면 0:0 무승부로 끝나고 아무리 경기를 잘해도 점수가 안나면 지는 축구를 과연 오락의 대상으로 적절한지 묻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러한 축구가 우리의 현실, 우리의 인생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는 그의 시각이 신선하다.

외국인에게 관대하게 개방된 의료시스템, 전통 있는 레스토랑을 보존하기 위한 의기투합의 모습 등이 기억에 남는 다. 짧은 기간을 낯선 땅에 살면서 이토록 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게 부럽기만 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경험에도 불구하고 말미에 가면 저자가 애초에 파리에 가면서 세계주의를 부르짖는 보편주의자로서 땅을 밟았지만 결국 그 속에 동화되지 못하고 한계를 느끼는 우울함을 얘기하고 있기도 하다.

여하튼 잘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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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위키노믹스'를 읽고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7/07/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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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캐나다 토론토에 머물 때 틈이 나서 그곳 대형 서점인 Chapter's에 들렀다가 Wikinomics라는 제목을 발견하고는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원서를 읽으면 속도는 많이 늦어 질 수 밖에 없지만 당시 워낙 나의 흥미를 끌고 있던 이슈인데다가 저자인 돈탭스콧은 '디지털 캐피털'을 펴낸 바 있어 내게는 그 내용이나 수준이 검증된 사람이나 다름 없어 선뜻 사 들었다. 수 년 전에 읽은 '디지털 캐피털'은 당시 나에게 산업 전반에 미치게 될 전자 상거래가 개개인부터 기업의 거래까지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고 발전해갈 것인지 체계적으로 배우고 생각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주었다. 당시 주변인들에게 모두 읽기를 권했던 기억이 나는 남다른 책이다.

 

토론토의 금광회사의 예로부터 시작하는 도입부가 워낙 재미있고(돈 탭스콧은 토론토에 살고 있다) P&G와 같은 비 IT 업종에서 피부에 와닿는 사례를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었다. 단지 공개된 시장에서 외부의 전문가들을 찾아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들은 굳이 위키적인 접근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전략적으로 추구되고 진행되어 왔던 것을 그렇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비슷한 사례가 다소 반복되는 느낌이 있어 책이 완성도를 약간 떨어뜨리는 느낌도 없지 않다.

하여간 느릿느릿 원서를 읽어 보겠다던 살 때의 의지는 사라지고 책 꽂이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더니 결국 자리만 차지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어느 날 신문의 신간 소개 코너에서 번역 본이 나왔다는 걸 보았다. 어쩔 수 없다. 번역본을 사서 그 뒷부분을 읽기 시작했다. 뭔가 빚진 마음처럼 읽고 있던 다른 책을 제쳐 두었다.

 

이 책은 시종일관 협업이 가져오는 산업 전반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눅스를 시발점으로 하여 위키피디아에서 꽃을 피운 집단지성은 요즘의 화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웹2.0 비즈니스의 대표주자인 구글보다 아마존과 같은 실질적 수익 공유 모델의 협업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는 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협업이 다른 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마찬가지인 아웃소싱과는 기본적으로 접근이 다른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방법론적으로는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보잉의 사례 같은 것을 보면 기존의 아웃소싱에서 어떻게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특정회사 자체의 것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타 업체를 협력업체로서 하청을 둔다던가 하는 형태로 활용하는 것과 특정 회사만의 것이 아니고 각자의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동등한 협력관계 하에 진행되는 것이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만약 이런 경우라면 생각보다 일은 복잡해질 수 있을 것이다. 소유권이나 상호 통제, 잠재적 리스크 등의 문제를 상세하고 철저하게 규정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리눅스에 연계되기 시작한 IBM의 고뇌가 그러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필자는 여기서 다소 모호한 입장을 견지한다. 내가 받은 느낌은 "잘 아주 자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참 좋은데...

나만의 소유권을 너무 강하게 집착하면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진다는 말을 하면서도 반드시 지켜 내어야 할 나만의 것을 잘 취사 선택해서 가야 한다는 얘기인데... 여간 내공이 세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참 어려운 얘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위키적인 것은 비단 IT에서만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굴뚝 산업이건 분야를 망라하여 산업 전반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며 회사의 사업 자체가 아니더라도 회사의 운영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경쟁적 요소라는 것을 느꼈다. 이는 좀 더 나아가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공개와 협업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집단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할 수 있어야 함을 얘기하고 있다. 이런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큰 효과를 얻는 경우라면? 지금 당장 나에게 변화를 주게 되는 것 아닐까? 아무래도 그렇게 될 것 같다. 우리 회사 인트라넷의 컨셉을 잡는데 바로 영향을 주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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