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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7/16 <맛집>나의 냉면 사랑- 평양식 물냉면 이야기 시리즈 0탄

<맛집>나의 냉면 사랑- 평양식 물냉면 이야기 1탄- 옥천 고읍냉면

일상의 발견 2007/07/17 00:19

나의 냉면집 찾아가기의 첫 번째 얘기로 옥천의 고읍냉면 이야기부터 시작하겠다.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은 소문난 냉면집이 많고 냉면집이 여럿 모여 있어 냉면마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냉면을 즐겨 먹는 이가 아니더라도 옥천냉면은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잘 알려진 곳일 것이다. 6.25전쟁 통에 피란 내려온 이북지방 분들이 정착한 마을이라서 그렇다고 들었다. 가장 유명하면서 규모가 큰 곳은 옥천냉면이라는 간판을 건 곳이다. 나는 예전부터 이 집을 주로 다녔는데, 지금 소개하는 곳은 거기가 아니고 마을 안 깊숙한 곳에 위치한 옥천고읍냉면이다. 내가 옥천고읍냉면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오로지 이 블로그에 연재를 시작하려고 마음 먹고 제일 먼저 가본 곳이라는 이유 때문이며 다른 이유는 없다. 때마침 묵탕국집 방문기를 쓴 부분에 추천을 해주신 분이 있어 가보게 된 것이다.

옥천고읍냉면은 옥천면 마을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가 쉽지 않았다. 때마침 찾아 간 날이 토요일인데다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시기라 마을 곳곳의 냉면집들이 저마다의 단골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고읍냉면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물어 물어 찾아간 그 곳은 주차장이 가득 차 좁은 골목에 아슬아슬하게 차를 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 일단, 손님들 모이는 건 확인한 샘이다.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신발이 식당 입구에 널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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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서 자리를 잡고나니 마침 마지막 빈자리를 차지해서 우리 뒤로 온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기 시작한다. 아이를 껴 앉고 서서 기다리는 분이 옆에 계속 서 있는 바람에 좀 마음이 불편하긴 했다. 그렇다고 양보하기도 좀 그렇고

옥천 냉면의 특징은 어느 집이나 어른 손바닥만한 큼직한 완자 메뉴가 있다는 것과 고춧가루 가득한 양념의 단무지처럼 생긴 무김치를 준다는 것, 약간 진한 색깔의 면발에 있다. 고읍냉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완자를 시켜보니 내가 주로 다니던 큰 길가의 옥천냉면집과는 차이가 있음을 알았다. 예전의 본디 크기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옥천 냉면의 완자는 본래 크기가 매우 컸다. 아이 얼굴만할 정도로 큰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해가 갈수록 점점 크기가 줄어들어 요즘 완자는 예전의 독특한 큼직한 완자라는 개성을 잃어버릴 지경까지 갔다고들 했다. 그러나, 이 고읍냉면의 완자는 그 크기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완자 한 접시를 시켜서 어른 6명이 충분히 먹고 남을 정도다. 맛도 예전 전통의 맛이다. 갈아 넣은 고기와 야채에 계란이 섞여 냉면만 먹을 때 느낄 수 있는 약간의 부족감을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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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냉면이 나왔다. 다른 분의 소개를 보니 이 집은 사리가 공짜라고 하던데 그것까지는 확인을 못했다. 단지, 내가 갔을 때는 사이다를 두 병 내어 오길래 여기 안 시켰는데요 했더니 서비스입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고읍냉면은 사이다가 서비스로 나온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냉면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는가? 깔끔하고 적당히 진한 빛깔의 육수에 단출한 무우 채 고명, 약간 굵은 듯한 면발이 식욕을 자극한다. 어느 정도의 내공이 느껴지는 모양을 하고 있다.
특히, 면발의 굵기는 여느 평양냉면을 기준으로 볼 때 굵은 편이다. 먼저 육수를 한 모금 들이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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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고소한 맛에 투명할 정도의 기분이 들만큼 맛이 깔끔하다. 면발은 적당히 간이 되어 있어 맛이 있었고 부드러워 굵은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절반쯤 먹었을까? 지나가던 주인 아저씨 같은 사람이 무김치를 섞어 드시면 더 좋다고 하는 것이었다. 보통 하얀 무김치를 넣어 먹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고춧가루가 많은 걸 섞어서 먹으면 맛이 달라질텐데 나는 내 나름대로 평양냉면을 먹는 방식을 만들어 왔다. 나는 여간 해서 겨자나 식초를 넣지 않고 오로지 나온 그대로 먹는다. 식초는 본래 좋아하지 않아 전혀 넣는 일이 없고 겨자는 아주 가끔 넣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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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인아저씨가 하는 말이라면 내가 무시할 수가 없다. 고춧가루 범벅의 무김치를 풀어서 먹기 시작했다. 그런대로 또 다른 맛이다. 옥천 냉면의 무김치 자체도 인기가 있어 냉면 먹으면서 무김치 한 접시를 다 비우는 사람을 많이 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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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평양냉면은 나의 경험 치로 볼 때 갖추어야 할 완성도 면에서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뭐랄까 정통 평양냉면 중에서도 좀 서민적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고유의 당기는 맛이라고 생각할 때 옥천의 평양냉면은 언제나 나를 끌어 당기는 무엇인가가 있다. 옥천고읍냉면은 깔끔함과 투박함이 절묘하게 어울린 서민적 맛 그 자체였다.

나의 냉면랭킹 5위에 해당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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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나의 냉면 사랑- 평양식 물냉면 이야기 시리즈 0탄

일상의 발견 2007/07/16 13:35

나는 냉면을 무지하게 좋아한다. 나의 냉면에 대한 입맛과 사랑은 오랜 시간 동안 다져지며 변해가며 발전해왔다. 내가 냉면이 맛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된 것은 고등학교 다닐 때이다. 어머니와 가끔 다니던 한식집에서 면발 가느다랗고 쫄깃쫄깃한 함흥식 비빔냉면을 먹고 거기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몇 번 물냉면을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도무지 밍밍한 이 맛을 왜 찾는 지 이해할 수가 없었고 자장면이라던가 그런 것에 견주어 전혀 좋아할 수 없는 음식이었었다.


세월이 흐르며 세콤 달콤한 함흥냉면에 대한 기호는 비빔에서 물냉면으로 옮겨갔다. 대학시절 학교 근처의 함흥식 물냉면은 언제나 즐겨 찾는 단골 메뉴였고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에 들어가 있는 맛있는 함흥식 냉면 집을 줄줄이 꿰면서 먹으러 다녔다. 롯데월드 극장 옆 쇼핑몰 푸드코트의 냉면집과 신사역에 위치한 함흥냉면 집은 당시 나의 단골집이었다. 이후 신사역에 있는 냉면집이 없어지면서 안세병원 사거리에서 동호대표 방면으로 가다가 있는 함흥냉면 집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십여년 전 어느 날 필동에 있는 냉면집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 곳은 함흥냉면이 아니고 평양식 냉면을 하는 곳인데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이북 강서 지방 출신의 분이 직접해오신 곳이라고 들었다. 감자전분을 주로 한 쫄깃하고 가느다란 면발로 양념의 맛을 주로 하여 먹는 함흥냉면과 달리 평양 냉면은 메밀을 섞어 굵고 면 자체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점 등이 다르다. 그 집은 맛의 깊이가 차원이 다르고 이젠 대부분 칠순을 넘었을 실향민 세대 분들이 고향의 진정한 맛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좀 생소한 정통 평양식 냉면이라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냉면 맛있다면 발벗고 찾아 다녔던 터라 가보기로 한 것이다. 필동 면옥의 냉면에 대해서는 별도로 쓸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난 그 뒤로 평양식 물냉면의 맛에 사로 잡히고 말았다. 굵지만 평양냉면 특유의 구수함과 감칠맛 나는 면발은 그 맛의 깊이가 함흥냉면의 그것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그 이후로 십 년 넘게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평양 물냉면의 맛을 보고 내 나름대로의 랭킹을 만들어서 재미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발표하곤 한다.
이제부터 가끔씩 나의 냉면에 대한 얘기를 하나씩 연재하게 될 것이다. 냉면, 그 중에서도 평양식 물냉면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글들이 도움이 되고 또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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