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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는 독서노트

일상의 발견 2009/09/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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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내 손을 타며 곁을 지킨 몰스킨 노트와 비스콘티 만년필)

딱 1년전인 것 같다.
지인으로부터 가죽 커버의 질좋은 몰스킨 노트를 A4사이즈 정도의 큼지막한 걸로 선물을 받았었다.
가뜩이나 손글씨를 잘 쓰지 못하는 데다 요즘 누구나 그렇지만 손으로 글을 잘 쓰지 않는지라
일정이나 업무회의의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는 다이어리 정도라면 모를까
큼직한 이 노트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독서노트를 써보면 어떨까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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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건 좋아하지만 일일이 읽은 내용을 노트를 작성한다는 것이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수필집 '깊이에의 강요'에서 문학적 건망증이라는 그럴듯한 말을 만들어서 언급한 바도 있지만,
책을 덮기 무섭게 잊어버리는 것들이 많아 허망하기 그지 없기도 하다.
좋은 노트에 좋은 펜을 갖춘다면 책을 읽고 긁적이는 버릇을 만들어보고 이를 유지할 수도 있겠다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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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생각을 하고 9월30일자를 처음으로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중간 중간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출력물 같은 것으로 스크랩을 해서 붙이기도 하고...
특히, 저자의 얼굴이나 저자가 인상깊게 언급한 대상에 대한 사진을 찾아 붙이니 더욱 좋았다.
이것은 오프라인의 은밀한 내면적 블로그라고 봐야 할 것이다.
중간 중간 몇번 멈추기도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쓰는 즐거움을 되찾기 시작했고,
이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작성하는 매수가 넘어가면서 거의 1년이되는 올 9월말이면 한 권을 잘 마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
결국 9월 22일 밤이 되어 마지막 페이지를 쓰게되었다.
페이지들을 넘겨보면서 책의 감상과 인상적 부분들을 읽어보니
기억이 새롭고 그 때의 감흥이 그대로 되살아 난다.
독서를 취미를 가지는 이들에게 독서노트는 정말 값진 결과물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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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간에 노트와 요약에 집착하여 독서 자체가 스트레스처럼 변질 된 경험도 있다.
이것은 과한 노트열에서 기인한 부작용이며 독서라는 본질의 흥미를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소중한 독서의 경험을 건망증이라는 허망한 말에 날려 버리지 말고,
진정한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노트는 진정으로 우리의 독서 생활에 정수를 남겨줄 수 있다.

물론 나는 또다른 질 좋은 노트를 준비해서 두번째 독서노트를 시작할 생각이다. 가급적 질이 좋아 펼칠 때마다 글을 쓸 때마다 느낌과 기분이 좋아지면 좋을 것이다. 게다가 필기구도 좋은 것을 준비해보면 금상첨화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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