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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맛있는 과일, 서생배

일상의 발견 2007/09/23 12:13

부산에서 울산 방향으로 가다보면 서생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길가에 유난히 배를 파는 곳이 눈에 띈다.
부산에 계신 분 얘기를 들으니 경남 지역에서 서생배는 워낙 유명한데 특히 그 지역에는 기후와 토양 탓인지 우리가 잘 아는 품종인 신고배부터 여러가지 다양한 십여종의 배를 재배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여름 어머니를 모시고 간절곶을 다녀 오다가 일찍 수확하는 품종 한 봉지를 사서 먹은 일이 있었는데,
올 가을 그 곳의 특별한 배를 꼭 한 번 먹어 보리라 기대하며 돌아선 기억이 있다.

때마침, 얼마전 출장차 부산에 내려갔다가 잠시 짬이나 일 삼아 그 곳에 다니러 갔다. 주변 분들에게 이 특별한 배를 보내드리고 싶기도 해서 아는 분 소개로 연락처를 받아 "햇님농원"이라는 곳을 무작정 찾아 나선 것이다.
서생배 중 황금배라는 품종이 있는데 색깔은 연두색이고 껍질이 아주 얇아 씻어서 그냥 껍질채 먹을 수 있을 정도인 것이 있다. 그 배는 배 특유의 석세포라고 하는 좁쌀같은 알갱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육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듯 부드러운 놈이다보니 보관성이 좋지 않고 생산량이 적어 그 지역에서 대부분 소진되고 서울 쪽에서는 일반 시장에서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 서생으로 가서 마을의 중심지 격인 농협 앞에서 햇님농원에 전화를 걸었다. 주인 아주머니 같은 분이 길을 알려주셔서 바닷가 반대방향으로 산을 향해 차를 돌렸다. 약간만 가면 나온다는 그 농장 표시는 산이 깊어지고 마을 회관 같은 곳이 나타나며 막다른 길에 다다르도록 눈에 띄지 않았다. 필시 잘못들어 왔다 싶어 다시 또 전화를 걸었다. 전화에서 들려온 답은 마을 회관에서 작은 오솔길 같은 곳을 꺾어져 다시 또 더 가야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길인가 싶게 외진 곳을 더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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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로에서 제법 오긴 했다 싶지만 이렇게 짧은 거리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표적인 깊은 산골 농촌 마을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정겹기가 그지 없다.
햇님농원은 표지판이 아예 없었다. 그냥 아줌마 아저씨가 만든 브랜드 명이었나보다. 그냥 시골집을 지나쳐 가려고 하는데 아줌마가 나와서 아는 척을 한다. 널찍한 마당에 강아지라도 뛰어 놀고 닭들이 모이를 쪼을 것처럼 생긴 그 집이 햇님농원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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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하고 배를 좀 살까 해서 왔다고 했더니 친절한 아줌마는 뜻밖에도 아예 과수원으로 나를 안내 하신다. 그럴 뿐만아니라 배를 좀 가져가라고 하시면서 품종별로 몇개씩 따서 주시는 게 아닌가? 과수원에 흔히 있는 개짖는 소리를 뒤로 하고 배를 몇 개 직접 따서 그 황금배를 입에 베어 물었다. 역시 껍질이 얇아 그냥 먹을 수 있을정도다. 싱그러운 달콤한 배의 맛에 갈증이 싹 달아났다. 맛있었다. 논에서 유기농 재배를 위해 뛰어다니던 오리가 과수원 여기저기를 헤짚고 다니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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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쪼아 먹고나면 맛있는 향을 따라 개미가 꼬여 망가지는 배... 불가피한 불량이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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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품종의 배를 따서 놓은 것들..가운데 종이에 쌓여 노랗게 보이는 것이 황금배다.
상업적인 농장에서 장사꾼 같은 분을 기대하고 갔던 길에 만난 전혀 뜻밖의 인정스러운 그 모습에 당황과 함께 나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 회사 가족들 함께 먹을 배를 주문하고 돌아서는 길이 가볍기만 했다. 누구나 막연하게 향수처럼 느낄 시골집의 풍경이 정겨웠고 왠지 또 가고 싶은 매력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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