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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9/30 <서평>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서평> 파이 이야기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7/10/0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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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함께 구명정을 타고 태평양을 횡단하는 오랜 시간을 견딘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일까?
나는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문학을 문학 그 자체로서 즐기기에는 나의 머리가 지나치게 공업적으로 단련되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나는 허구를 즐기기에는 너무나 건조하고 논리적인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이때문에 시를 읽는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오히려 잔잔한 수필이 훨씬 익숙하다.

파이 이야기를 서점에서 집어든 것은 독특한 소재라는 것과 남들의 평 때문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책을 읽고나서 시간이 아까왔다고 말할 정도로 감흥을 받지 못했을 때가 가장 안타깝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남들의 평가를 참조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의 흥미를 잘 유발시키지 못하거나 나와 잘 맞지 않는 경우인데 불가피한 일이리라. 남들이 다 좋다는데 나만 별로인거야 어쩔 수가 있겠는가?


파이 이야기는 로빈슨 크루소우같은 모험, 재난 소설의 범주라고 본다. 몇 년전 탐 행크스가 주연했던 무인도 고립 생활을 그린 영화와 유사한 영역이다. 파이라는 인도 소년이 고향을 떠나 가족과 이주하려고 배를 탄 뒤 그 배가 난파 되면서 겪게되는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의 이야기. 호랑이는 이 소년에게 위협적인 존재이지만 아이러니하게되 이 소년을 깨어 있게 만들고 강화시키고 결국은 생존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항간 회자되는 얘기 중 물고기를 키울 때 이것을 잡아 먹는 놈을 같이 넣고 키우면 훨씬 통통하고 날쌘 놈들로 자라난다는 것이 생각난다.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 것이 자극이라고 생각한다. 자극이 없으면 우리는 스스로 모르는 사이에 스러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주 오래전 나는 어느 주부의 죽음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그 주부는 부유한 의사 집안의 안 주인으로 자식들이 일류 대학에 들어가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이가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완벽한 상황에 처한 그 사람은 어땠을까?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겠지만 그 주부는 우울증에 걸렸고 삶의 희망과 의미를 찾지 못해 자살에 이르렀다고 한다. 단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자극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것 아닐까? 나 역시 반복적인 삶 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져드는 자신을 느끼는 순간 자극을 찾아 나선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몸을 극한 상황에 빠지게 하기 위해 어려운 코스로 등산을 나서기도 하고, 신체적인 목표를 정해 스스로를 밀어부치며 목적있는 고통을 감내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정신적 자극의 역치를 넘어서기 위한 육체적 자극의 일환이었다. 자극은 우리의 삶을 강화시키고 활력을 주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여러 종교를 다 믿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상호배타적인 현실의 종교를 잘 풍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부질 없는 걸가지고 자신의 종교를 위해 종교인 답지 못한 이기심과 배타성을 보이고 그것을 넘어 적대심까지 표출하는 상황을 비꼬고 있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호랑이와 한 배를 타고 떠돌기 시작하는 만화같은 설정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성장기에 문학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도 있지만 나의 사고 기제는 상징이라던가 은유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는 잼병인데다가 무엇보다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소설의 끝부분에 일본인들과의 인터뷰 장면에서 오랑우탄이 어머니로서, 호랑이가 요리사로서 대체되어 얘기되는 부분에서 나는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아찔한 상징성을 보았는데 도대체 이것이 어떤 복선을 뜻하는 건지는 솔직히 알 수가 없다. 반면 물고기 한마리 숨통을 끊는 것에도 가책을 느끼며 고통스러워 했던 소년이 생존을 위해 서서히 변해가며 나중에는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죽일 수 있게 되는 상황의 묘사라던가 미어캣이 사는 살아있는 섬의 설정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후반부에 작은 재미를 느끼게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소설이 갖는 재미와 소재의 참신함은 매우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스타일에는 썩 잘 맞는 책은 아니었다. 소설 좋아하는 분은 한 번 읽어 보시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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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7/09/3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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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정말 뜻 깊게 읽은 책이었다. 가슴이 뭉클할 정도의 감동도 느꼈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던 것같다.
뜻 밖이다.
이 책의 제목이 워낙 흥미를 끌었기에 집어든 책이었지만 그저 그런 책들의 소개를 위한 옴니버스판이라고 치부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의 드라마가 있었다. 게다가, 요즘 이러한 감성적 책 보다는 지식과 이성의 재무장에 중점을 둔 책만 읽어온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이 책에 나온 48명은 모두 제각기 다른 배경과 이유로 인해 선정한 책이 자신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체로 여기서 책이 큰 영향을 준 경우는 세 가지로 나뉘어짐을 알 수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지속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경우, 큰 역경에 부딪혔을 때, 자발적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어야겠다고 노력을 하며 책을 접하는 경우 등이다.

이 중 가장 많은 경우는 역경에 부딪혔을 때이다. 우리의 삶이 가장 드라마틱한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의 하나가 삶이 위기에 처했다거나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에 접했을 때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많은 선인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라는 말을 했고 나 역시 그 말이 막연히 나의 성공적 삶을 위해 필요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강한 믿음을 가지게 되는 말이다. 여기에 나온 아주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며 위기를 극복하는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에 열거된 48개의 모든 사례가 다 와닿은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보는 이에 따라 다른 것이겠지만 나의 경우 깊이 공감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 앞의 차례부분에 제목 앞에 동그라미와 세모를 쳐가며 읽었다. 이와같은 방식으로 읽고 주변인과 서로 그렇게 읽고 왜 다르게 느꼈나를 얘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20개의 동그라미를 칠 수 있었다. 또한 이 중 원전을 찾아서 꼭 읽어 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9권 정도다. 각각의 사례가 10쪽 이내가 대부분이라 틈틈이 부담 없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책에 대한 얘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어찌보면 인생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삶의 위기, 고통, 번민을 이겨내고 이를 성공적으로 '승화'시킨 사람들의 위대한 승리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사례를 얘기하자면 그 중 가장 먼저 떠오른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미국에서 월트디즈니가 수여하는 '위대한 교사상' 수상자 레이프 에스퀴스라는 사람이 '앵무새 죽이기'를 말하고 있는 내용이다. '앵무새 죽이기'의 애티커스라는 주인공의 고집스런 의지의 표현이 너무 인상적이다. 필자가 속박과 차별의 세상이 싫어서 숲으로 떠나는 다른 소설의 주인공인 허클베리핀과 비교하며 달아나지 않는 애티커스를 얘기하는 부분이 있다. 위기와 번민에 맞서 싸워 이겨야 하는 순간 많은 이들이 그 해결 방법으로 쉽게 떠올리는 것이 피하거나 도망가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자신을 느낀다. 그러나 애티커스는 불리한 사건을 수임하며 어차피 해야할 일을 결코 피하지 않는 표상을 보여준다. 또한 인종차별의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홀로 외로운 투쟁을 하는 것에 대해 오히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기 때문이고 아이들에게 자기 말을 잘 들으라고 할 수도 없을 거라고 하는 소박한 표현이 나온다. 정말 압권이다. 나는 이 부분을 외국에 가는 비행기의 긴 비행시간 중 읽었다. 가슴이 뭉클한 감동을 느꼈던 것 같다. 하퍼리라는 작가가 쓴 앵무새 죽이기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집의 서가에 책이 꽂혀 있지만 읽은 적은 없었다. 내가 썩 즐기지 않는 소설이라 이 책 전체를 통독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레고리펙이 주연한 영화도 있다. 기회가 되면 그거라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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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그리스 스토아학파의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지은 '엥케이리디온'이라는 책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게이 헨드릭스의 사례이다. 6개월여 매일 안고 살다시피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의 죽음을 접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상실감과 깊은 슬픔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헨드릭스도 그랬다. 온갖 위로와 치유의 다짐을 해도 그 비탄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2000년전의 그리스 철학자가 쓴 글에서 결정적의 치유의 실마리를 찾아 낸 것이다.

"이 비밀을 알면 그대는 행복해질 수 있다. 어떤 것은 우리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 안에 있지만 어떤 것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살면서 겪게되는 많은 번민과 괴로움, 후회, 슬픔, 분노 뒤에는 우리가 결코 통제할 수 없는 것에대한 집착이 있는 경우가 아주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부질 없는 것에 미련과 집착을 하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진정한 삶의 지혜를 느꼈다. 그리고 사례가 너무도 적절하게 와닿았다.

 

이외에 몇가지 사례들도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매한 집착에서 벗어나 자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으로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례가 나오는데 앞의 교훈과 유사하다. 어차피 지혜는 다 통하는 법이다. 가냘픈 과거의 자신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관철시킬 수 있는 용기를 신화 속의 영웅 들의 사례에서 찾아 내는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얘기한 환경 운동가 다이앤 윌슨의 얘기도 깊이 와닿았다. 또 한 책이 줄 수 있는 독특한 특성이라고 볼 수 있는 역할 모델의 사례도 많다. 돈키호테를 보며 아무것도 시도 하지 않는 것이 실패하는 것보다 훨씬 못하다는 지혜를 되새기는 것, 우주 전사의 정직과 정의로운 걸 평생 마음 속에 등불처럼 밝히며 올바른 것을 찾아 투쟁하는 이의 얘기, 역경에 굴하지 않고 밝게 성장한 여성의 모델로서 '나를 있게한 모든 것들'의 주인공을 평생 삶의 지표로 삼은 이의 얘기 며 모두 주옥같은 내용이 아닐 수가 없다.

 

나는 여기서 이미 추가로 구입한 책 한 두 권을 읽기 시작했다.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의 애독서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비교적 예전에 나온 고전에 가까운 책이 많고 번역본이 절판되었거나 구입하기 어려운 것들이 좀 있는 편이다. 성공학 책의 시초에 가까운 책이라는 그 배경에 관심이 가고 책도 비교적 얇은 간단한 것이라 먼저 월레스 워틀스의 부자학을 읽고 있는데 최근 경제 경영 코너의 베스트셀러인 'The secret; 비밀'이라는 책과 매우 유사한 것 같아 비교해서 읽어 볼 생각이다.

 

여기에 나온 사례들이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이라 문화적으로 괴리감을 느낄 수 있고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많이 쏠려 있다는 것이 좀 아쉽지만 충분히 아름답고 삶의 등불이 되어 줄 수 있는 내용을 찾을 수 있는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제목이 워낙 거창한 책인데, 그 제목의 가치를 충분히 하는 책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 이 책으로 독서의 계절을 한 번 열어 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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