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트 니어링'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9/05 <서평> 조화로운 삶

<서평> 조화로운 삶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9/09/05 20:3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점에 드나들 때 눈에 띄던 스코트 니어링, 헬렌 니어링 부부의 책들... 그저 막연히 고집스럽고 괴팍한 극단적 자연주의자 정도로 치부했었다. 요즘 많이 유행하는 웰빙, LOHAS의 원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막상 내용을 접하고 보니 소박하고 온화한 느낌이 피부로 전해진다.

'소박한 밥상'이었던가? '헬렌 니어링'의 명성을 처음 들었던 책이었다. 나는 무슨 책을 읽어볼까 하다가 그 부부가 처음 자급자족의 생활을 시작하며 그 결과를 쓴 것이 원전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화로운 삶'을 택했다. 이 책은 대단히 실질적이며 실용적인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무슨 거창한 신념이나 형이상학적 얘기를 하려는 책이 아니었다. 애초에 '버몬트 숲속에서 산 스무해의 기록'이라는 부제를 보고 예상은 했었다.

물질의 풍요로움보다 정신과 영혼의 풍요로움을 추구한다는 것.

현대인이 소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노동을 제공하고 금전을 받아 활용하는 간접적인 방식인데, 그런한 서비스와 노동을 자급자족의 농업 즉, 자신의 먹거리를 위해 순수하게 투입하고 초기 농경사회처럼 간다면... 훨씬 여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꾸려갈 수 있고 고품질의 먹거리와 삶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극도의 효율화된 현대 산업사회가 왜 동일한 노동과 수고를 주고도 너 나은 삶의 질을 보장 못하고 있는가? 대량 자동화 생산과 효율성으로 인해 먹거리 자체의 질은 많이 희생되었다. 결국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마이너스로 갔다는 얘기다. 그럼 그 효율이 결과는 어디로 갔는가?
소수에게 불균형한 혜택이 가는 것이다. 잉여 생산과 그에 따른 부의 창출은 쏠림의 결과로 귀착되는 것이다. 이는 초기 자본주의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착취와 부의 편중, 시장에서의 끊임없는 유혹으로 부의 양극화가 반복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리라.

니어링 부부는 결국 "잉여"를 근본적으로 거부한다. 내가 우리가 먹을 것 직접 생산해 먹으면 문제가 없다. 남을 만큼도 아니고 필요한만큼만. 이외의 남은 시간은 생산이 아닌 오락이나 유희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것이고 그만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는 것은 외부로부터의 압력과 부당한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가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급자족의 생활에서 먹는 것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겠지. 그 부분을 읽으며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것이 쓰여진 시기에 대한 자각에서였다. 내용만 놓고 보면 요즘 시대에는 그야말로 뻔한 얘기 일 수 있다. 친환경, 유기농, 청정 먹거리에 대해 요즘 얘기는 나올만큼 나왔고 어느 정도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1932년부터 20년간 지낸 기록 이니까 잘해야 50년대 초반에 쓰여진 글이다. 그 시절에 얼마나 선구적으로 시대를 앞서 갔는지 놀라울 뿐이다. 60년 이상된 오래된 경험과 얘기를 보면서 우리는 비로서 절실하게 느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자주 사색에 잠긴다. 나의 최근 몇 년간을 뒤돌아 보며 뭘 그리 서둘러 댔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 오른다. 나의 사업은 순발력, 빨리 빨리로 성공했다고 느끼지 않았던가? 분명 그 배경이 강하게 작용했으리라는 자조섞인 변명도 해본다. 니어링 부부의 대처는 그런면에서 가슴에 깊히 와 닿는다. 충분하다 싶은 시간을 가지고 느긋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서두를 것 없다. 때에 맞춰서 될 일은 되게 끔 되어 있다. 물론 의지와 준비를 해야 하지만 말이다. 이런 면에서 왜 양평집을 짓기 전에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의 한계점이 많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니어링 부부는 처음 시작부터 어느 정도의 자금이 있었다. 그만한 자금이 자급자족이 되는 땅과 시작할 기반을 제공해 준 것이니까.
그리고 두 부부와 소수의 동조자 외에 실질적인 공동체나 이에 준하는 어떤 확산을 이끌어 내지 못한 부분도 또 다른 한계로 보인다. 최근에 와서 유럽이나 북미 등지에 이러한 형태의 공동체가 다 수 나타난 것 같기는 한데 당시에는 받이 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을 것 같기는 하다. 이외에 자녀 교육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삶의 형태라고 저자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이 부부는 자식이 없었던 것 같다.
어쨌든 그들은 적어도 자신들은 몸소 실천해서 보여주고 증명한 것 같다. 스코트 니어링은 100살, 헬렌 니어링도 90살이 넘게 산 걸 보니...

이들의 책을 추가로 더 사볼 생각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손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을 먹는다. 다만 좋은 것을 먹는가. 나쁜 것을 먹는가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자기 밭에서 나는 채소와 과일을 먹는 사람은 자기 밭을 갖고 있지 않은 부자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을 먹는다. -루던(밭농사 백과사전)-"

"문명이란 사실 불필요한 생활 필수품을 끝없이 늘려가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

"가장 조화로운 삶은 이론과 실천이 생각과 행동이 하나가 되는 삶이다. ... 순간 순간, 날마다 날마다 해마다 어떠한 시간이나 자기가 더 바람직하게 여기는 삶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back 0 :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