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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위키노믹스'를 읽고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7/07/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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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캐나다 토론토에 머물 때 틈이 나서 그곳 대형 서점인 Chapter's에 들렀다가 Wikinomics라는 제목을 발견하고는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원서를 읽으면 속도는 많이 늦어 질 수 밖에 없지만 당시 워낙 나의 흥미를 끌고 있던 이슈인데다가 저자인 돈탭스콧은 '디지털 캐피털'을 펴낸 바 있어 내게는 그 내용이나 수준이 검증된 사람이나 다름 없어 선뜻 사 들었다. 수 년 전에 읽은 '디지털 캐피털'은 당시 나에게 산업 전반에 미치게 될 전자 상거래가 개개인부터 기업의 거래까지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고 발전해갈 것인지 체계적으로 배우고 생각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주었다. 당시 주변인들에게 모두 읽기를 권했던 기억이 나는 남다른 책이다.

 

토론토의 금광회사의 예로부터 시작하는 도입부가 워낙 재미있고(돈 탭스콧은 토론토에 살고 있다) P&G와 같은 비 IT 업종에서 피부에 와닿는 사례를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었다. 단지 공개된 시장에서 외부의 전문가들을 찾아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들은 굳이 위키적인 접근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전략적으로 추구되고 진행되어 왔던 것을 그렇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비슷한 사례가 다소 반복되는 느낌이 있어 책이 완성도를 약간 떨어뜨리는 느낌도 없지 않다.

하여간 느릿느릿 원서를 읽어 보겠다던 살 때의 의지는 사라지고 책 꽂이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더니 결국 자리만 차지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어느 날 신문의 신간 소개 코너에서 번역 본이 나왔다는 걸 보았다. 어쩔 수 없다. 번역본을 사서 그 뒷부분을 읽기 시작했다. 뭔가 빚진 마음처럼 읽고 있던 다른 책을 제쳐 두었다.

 

이 책은 시종일관 협업이 가져오는 산업 전반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눅스를 시발점으로 하여 위키피디아에서 꽃을 피운 집단지성은 요즘의 화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웹2.0 비즈니스의 대표주자인 구글보다 아마존과 같은 실질적 수익 공유 모델의 협업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는 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협업이 다른 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마찬가지인 아웃소싱과는 기본적으로 접근이 다른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방법론적으로는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보잉의 사례 같은 것을 보면 기존의 아웃소싱에서 어떻게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특정회사 자체의 것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타 업체를 협력업체로서 하청을 둔다던가 하는 형태로 활용하는 것과 특정 회사만의 것이 아니고 각자의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동등한 협력관계 하에 진행되는 것이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만약 이런 경우라면 생각보다 일은 복잡해질 수 있을 것이다. 소유권이나 상호 통제, 잠재적 리스크 등의 문제를 상세하고 철저하게 규정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리눅스에 연계되기 시작한 IBM의 고뇌가 그러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필자는 여기서 다소 모호한 입장을 견지한다. 내가 받은 느낌은 "잘 아주 자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참 좋은데...

나만의 소유권을 너무 강하게 집착하면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진다는 말을 하면서도 반드시 지켜 내어야 할 나만의 것을 잘 취사 선택해서 가야 한다는 얘기인데... 여간 내공이 세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참 어려운 얘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위키적인 것은 비단 IT에서만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굴뚝 산업이건 분야를 망라하여 산업 전반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며 회사의 사업 자체가 아니더라도 회사의 운영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경쟁적 요소라는 것을 느꼈다. 이는 좀 더 나아가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공개와 협업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집단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할 수 있어야 함을 얘기하고 있다. 이런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큰 효과를 얻는 경우라면? 지금 당장 나에게 변화를 주게 되는 것 아닐까? 아무래도 그렇게 될 것 같다. 우리 회사 인트라넷의 컨셉을 잡는데 바로 영향을 주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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