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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6 <서평>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2. 2009/03/21 <서평>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

<서평>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9/09/2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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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자신의 체험을 박력있는 문체로 나타내는 데 특별한 소질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책의 재료가 되는 그 내용, 즉 그녀의 경험 자체가 더 없이 강렬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녀는 월간지 GQ의 기자였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다소 현란하고 과장되었다고 느낄 정도의 말솜씨가 그러한 배경의 훈련 탓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선입견 일까...
처음 읽기 시작했다가 서두가 너무 여성 편향적인 느낌이라 흥미를 잃어 중단했었다.
하지만 문득 편하게 다시 읽혀질 것 같아 집어 들고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이혼의 고통을 안고 길을 나선 저자는 이태리에서 먹기, 인도에서 기도하기, 발리에서 사랑하기를 차례로 경험한다. 위의 책표지 디자인이 함축적으로 그것으로 나타내고 있다.이 때문에 이례적으로 원전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 같다. 디자인이 참 잘된 책표지다.

살면서 문득 어! 이게 아닌데 하는 순간에 와 있는 걸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의 고통스런 이혼은 그런 순간에 시작된 것이다. 이혼의 소송과 극한의 대립을 거치면서 환멸을 느낀 저자는 마음이 망가질만큼 망가지고 떠남을 결심하게 된 것인데 여기까지는 그리 크게 와닿는 느낌은 사실 없다. 더구나 첫 코스인 이태리에서의 나날은 그런 고통에대한 치유의 시간으로서 소소한 일상 들의 묘사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아마도 이쯤에서 내가 읽기를 멈추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매우매우 여성 취향 중심적이다.)

하지만 내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기도하기 부터였다고 봐야한다.
그것은 아주 작은 깨달음의 시간...
이었지만 더 없이 소중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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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고통의 그늘에서 벗어나 점점 건강한 영혼을 찾아가는 여정으로서 시작은 신변잡기적인 에세이같지만 마무리는 구도자의 책같은 느낌이 들어 비판적 관점에서 보면 모든 걸 다 섞어 놓은 듯한 상업적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러나 충분한 성찰 속에 내용이 깊이가 있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아주 좋은 말들을 따분하지 않은 시원시원한 문체와 쉬운말로 와닿게 잘 써놓고 있다. 가슴깊은 경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들이다. 정말 잘 쓴 글이라는 말에는 의심에 여지가 없다.

"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 나는 그게 그의 유일한 옷이라는 걸 깨달았다. ... 왜 이 아이의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그토록 감동하는 걸까? 너무도 광채가 나서 마치 은하수로의 긴 휴가를 마치고 방금 돌아온 듯한 그 얼굴"
저자가 요가 수련을 하려고 방문한 인도의 수련장에서 마주친 소년에 대한 묘사를 보면서 문득, 욕심없음,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삶을 경건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탐욕이 가져다준 번민, 끊임없는 가식...
문득 내가 얼마나 피곤한지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이외에 내가 밑줄 긋고 두고두고 다시 보고 싶은 본문 내용들이다.

"신앙심이 독실한 사람들은 어떤 보답을 받게되리라는 보장도 없이도 의식을 수행한다. 신앙은 확신없는 근면이다. 우리들 중 누구도 그 결말을 본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신념이란 어둠을 향해 정면으로, 전속력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신념이 이성의 영역이라면 그건 신념의 정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신념이란 보거나, 증명하거나, 만질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이다."

"운명은 신의 은총과 의식적인 자기 노력 사이의 놀음이다. 운명의 절반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지만, 절반은 완전히 우리의 손아귀에 있기 때문에 우리의 행동이 결과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인간은 단순한 신의 꼭두각시도 자기 운명의 완벽한 지휘관도 아니다. ...
우리는 빠른 속도로 나란히 달리는 두 말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서커스 곡예사처럼 정신없이 살아간다. ...
운명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차 있지만, 반면 내 사법권 안에 속하는 것들도 있다. 나는 분명 복권을 살 수도 있고, 시간을 어떻게 쓸지, 누구와 만날지, 무엇을 먹고, 읽고, 공부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인생의 불행한 환경을 저주로 받아들일 것인지, 기회로 받아 들일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말할 때 쓰는 단어와 목소리와 톤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 ...
하루 종일 내 생각을 바라보고 검열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난 더 이상 건강하지 못한 생각들의 항구가 되지 않을거야' ...
더 이상 혹독하고 독설적인 생각은 이 항구에 들어올 수 없다. 여기는 평화로운 항구이며 이제는 오로지 평온함만이 피어나는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유일한 통로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행복을 일종의 행운, 운좋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
행복은 그런식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행복은 개인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행복을 얻기 위해 싸우고 노력하고 주장하고 때로는 행복을 찾아 세상을 여행하기도 해야한다.
자기 행복의 발현을 위해 무자비하게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그 행복의 상태에 도달했으면 그것을 유지하는 걸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슬픔과 고난은 불행한 사람에 의해 생겨난다. 내 인생의 불행한 사건들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과 괴로움, 불편함을 가져다 준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자기 방어적이고 나만 이롭고자 함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자비로운 선물이기도 하다. 우리의 불행을 깨끗이 털어내는 것은 곧 우리의 임무를 마치는 것"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정의하는 말을 듣고, 이 말들은 거기에 수반되는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데, 그 감정은 끈에 묶인 개처럼 우리 주위를 맴돈다."

"떡갈나무를 탄생시킨 것은 동시에 두가지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
첫째는 나무의 시발점이 되어준 도토리다. ... 다른 힘은 어서 빨리 세상에 존재하고 싶은 마음에 도토리를 도와주는 미래의 나무... 떡갈 나무가 탄생한 도토리를 창조한 것은 다름아닌 떡갈나무 자신. ...
더 젊고 더 혼란스럽고, 더 힘들었던 그 기간동안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던 나를 끌어 당겨 주었던 건 이 행복하고 균형잡힌 나 ... 어서와 여기서 나를 만나자 라고 말해준 더 나이든 나는 미래의 떡갈나무.
4년 전 한밤중 욕실 바닥에서 흐느끼던 젊은  ... 나의 주위를 맴돌던 상냥하게 속삭였던 건 지금의 완전하게 발현된 나"

정말 멋진 말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내 마음이 훨씬 밝아질 수 있음을 느꼈다.
밝은 책을 더 읽고 싶다.
마음이 밝아지는 책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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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

책꽂이 들여다보기 2009/03/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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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간 기획하고 조사하는 업무에 몰입하다보니 책 추천이 게으르게 된다. 회사의 친구들에게 블로그를 통해 1회 부담없이 그간 읽은 책들을 추천하겠다고 다시 시작한 블로그가 두번을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니 나도 참 어지간히 진득하지 못하다 싶다.

오늘은 나를 매료시키고 한동안 관련 주제에 빠져들게 했던 책.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꽤 오래전부터 좋은 책으로 회자되어 웬만한 도서 추천 목록에는 반드시 올라가 있어야 할 반열에 든 책이다. 스웨덴 출신의 헬레나 노르베리호지가 지은 이 책은 인도령 티베트인 라다크 지역이 외지인에게 개방된 직후인 70년대에 그곳에 들어가 수천년의 지혜와 풍습으로 대물림된 전통 사회가 개방 이 후 세계화의 물결 속에 봉괴되어가는 아픔을 목격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지역 사회의 운동에 참여하게 된 것을 담담히 에세이 형식으로 쓴 책이다.

 

깊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작금의 범 지구적인 금융 위기를 보면서 이미 수십년전에 이러한 위기와 비극을 예견한 듯한 그 혜안에 감복할 따름이다. 나 역시 깊이 생각해본 바 없이 소위 선진국의 발전을 추종하며 미국으로 대표되는 구미 선진국의 모델을 세계 곳곳에 퍼뜨리는 세계화야 말로 우리의 운명적인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에 반기를 드는 반세계화는 그저 또다른 하나의 반작용이리라 하고 치부한게 사실이다. 맹목적인 세계화의 획일화된 그 흐름 속에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앞으로 어떤 세상을 추구해야 하는가? 의 물음을 해보게 만든다. ‘장하준나쁜 사마리아인들과 다루는 종목이 약간 다를 뿐 맥락을 같이하는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오래된 미래라는 말의 의미는 우리의 미래를 선택하는데 있어 지혜로운 과거로부터의 조언에 귀기울여야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세계적으로 행복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가 아시아의 최빈국의 대열에 들어 있는 부탄이나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로 발표 될 때마다 언론은 일회성 해프닝처럼 보도한다. 사람들도 그저 신기한 일이라고 하거나 뭔가를 깨닫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탐욕스러운 일상으로 돌아간다. 수천 수만년간 이어져온 지혜를 거름 삼아 주어진 환경에 가장 적절한 형태로 적응하며 행복을 찾은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찾는 행복의 정답이 숨어 있다고 본다.

 

라다크는 중국령이 아닌 인도령 티베트라서 후지와라 신야는 그의 책 동양기행 2편에서 이지역에 대해 말하기를 접경지대가 갖는 무정부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했다. 무정부적 느낌은 혼란을 얘기한다기보다 근대의 국가주의가 절대적인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데 태국의 황금삼각지역도 그러한 느낌이 강하다고 한다. 후지와라 신야는 그게 너무 좋다고 했다. 나도 왠지 그걸들으니 끌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다.

 

뒤늦게 알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독서에 대한 책들.. booking, 책과 만나다』와 『20대에 읽어야할 한권의 책에 이 오래된 미래의 서평이 실려 있었다. 그런데 그 책들을 읽었으면서도 정작 난 그 때 오래된 미래를 사서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서평들은 오래된 미래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한참 모자라다는 느낌을 준다. 너무 식품에 초점이 맞춰져 신토불이 얘기를 하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그 책 자체보다 훨씬 못한 서평을 보면 타인의 서평을 참조하여 책을 잘 고르는 나는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서평은 나와 그책을 더 멀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다크가 외지의 물이 들기전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글들 중 인상적인 것 몇가지를 인용하고자 한다.

 

사물이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달리기 보다 그들은 복되게도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 사람들은 흔히 자신들의 곤경에 대해 농담을 하며, 전혀 심란스러워 하지 않는다.

 

라다크 사람들은 억누를 수 없는 삶의 기쁨을 소유하고 있다. 그들의 기쁨의 느낌은 너무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라다크의 씨 뿌리는 노래

곡식의 무겁게 자라서 이랑까지 숙여지기를
 
굵게 자라서 백 명의 청년들도 벨 수 없기를
 
너무나 무거워서 백 명의 처녀들이 나를 수 없기를

 

사람들은 자기네의 기본 욕구를 스스로 충족시키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미술과 음악을 즐기며 가족, 친구, 여가활동을 위한 시간을 실제로 서구인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

 

누구나 노래를 부르고 연극을 하고 음악을 연주할 줄 알았다. 이제 라다크에는 라디오가 들어 와서 그들은 라디오에 나오는 스타들보다 늘 못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는 대신 수동적으로 가만히 앉아서 최고의 것을 듣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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